30 ~ 50대 당뇨 환자, 남성이 여성의 2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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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중년 남성들이 여성에 비해 당뇨병을 훨씬 많이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를 따졌을 때는 남녀 비율이 비슷하지만 30~50대는 남성이 월등히 많다.

 세계 당뇨의 날(14일)을 앞두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2005~2009년 당뇨환자 진료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당뇨환자는 214만5892명이며 이 가운데 남녀 비율이 52대48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30대 환자는 남자가 여자의 1.8배, 40대는 2배, 50대는 1.5배에 달한다. 반면 70세 이상은 남성이 여성의 60%에 불과하고 60대는 남녀 차이가 없다.

 심평원은 30∼50대의 남성이 책임감 때문에 직장이나 집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이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해 당뇨병에 많이 걸린다고 분석했다.

심평원 장지정 진료심사평가위원은 “스트레스가 당뇨병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지만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뇌의 기능에 영향을 미쳐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을 나쁘게 한다”고 말했다. 여성들은 걱정거리를 서로 터놓고 얘기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지만 남성은 자신의 기분을 감추고 술·흡연·약물 등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 당뇨병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이다.

 당뇨병 환자는 2005~2009년에 연평균 3.7% 늘었는데 남성(4.2%)이 여성(3.1%)보다 더 많이 증가했다. 진료비는 2005년 3030억원에서 지난해 4463억원으로 올라갔으며 매년 10% 정도 늘고 있다. 지난해 당뇨병 환자 중 60대가 29%로 가장 많고 50대가 26.1%로 그 뒤를 이었다.

심평원 장 위원은 “당뇨병은 질환 자체보다는 만성적인 합병증으로 인해 건강을 해치고 생명을 단축하기 때문에 혈당 조절 외에 고혈압·고지혈증 등의 조절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몸에서 포도당이 비정상적으로 소모되는 대사 질환이다. 비만·노화·임신·감염·수술·스트레스·약물남용 등의 여러 가지 환경 요인이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병증으로는 미세혈관 합병증(신경병증·망막병증·만성신부전)과 대혈관 합병증(심혈관계질환·뇌졸중·말초혈관질환)이 있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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