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청년 8000만 명 실업 상태 각국이 취업정보 공유해 해결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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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인도의 빌 게이츠’라 불리는 크리스 고팔라크리슈난(54) 인포시스(Infosys)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청년 8000만 명은 실업 상태”라며 “민·관이 협력해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서밋을 하루 앞두고 9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다.

 그는 이번 비즈니스 서밋의 12개 소주제 중 ‘청년 실업’ 분야의 의장(컨비너)을 맡았다. 의장으로서 그가 강조한 것은 취업 교육. “요즘 청년들은 과거와 달리 평생 수차례 직업을 바꾼다. 최근에는 국적과 관계없이 채용이 이뤄지는 것도 특징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채용 환경에 걸맞은 취업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는 “인턴십 등 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에 세금 감면 등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인포시스도 그런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2005년에 세운 마이소르 연수원에서 매년 미국·중국·멕시코 등에서 온 정보기술(IT) 인력 5만 명을 교육한다.

 창업으로 회사를 일군 CEO답게 청년 창업 지원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정부가 청년층에 소액대출·보험 서비스 등을 제공해 창업 문턱을 낮춰야 한다. 기업은 인턴십 프로그램 등 현장체험 기회를 제공해 기업가 정신을 자극해야 한다. 특히 정부와 기업이 함께 지원해야 청년 창업이 늘어날 것이다.”

 선택적인 복지 제도가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청년층이 창업에 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특히 현재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층에만 관련 복지혜택을 줘야 사회복지제도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가 힘을 모아 ‘글로벌 리소스 센터(Global Resource Center)’를 세워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글로벌 취업 정보를 공유하자는 취지에서다. 그는 “국가마다 경쟁력 있는 일자리가 다르다”며 “각국의 유망 취업 분야와 전망 등 정보를 모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포시스 창업 성공 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엔 “최고의 인재를 뽑아 최고의 교육을 시켰기 때문”이라며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선 인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재를 뽑을 때는 ▶대학에서 어느 정도 학점을 받았는지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지 ▶원활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지를 주로 본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뽑은 직원을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  

김기환 기자

◆인포시스=인도 2위 규모의 IT 서비스 업체. 아웃소싱(외주)이 주력 서비스다. 1981년 인도 푸네에서 고팔라크리슈난을 포함한 7명의 엔지니어가 1만 루피(약 250달러)의 자본금으로 세웠다. 1999년 미국 나스닥에 인도 기업 최초로 상장했다. 지난해 47억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40여 개국에 지사를 갖고 있다. 직원 수는 12만2000명으로 지난해에만 2만4000명을 채용했다. 인력 개발에 연평균 1억9000만 달러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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