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 고가주택 회복세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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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4계.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160㎡형이 매물로 나와 22억원에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는 25억원으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88%나 됐다. 이날 매물로 나온 또 다른 현대아파트 84㎡형은 12억985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 16억원에서 2회 유찰돼 최저가 10억2400만원에 경매를 시작했지만 9명이나 몰리는 바람에 낙찰가율은 81.2%까지 높아졌다.

경매시장에서 그동안 가격 하락폭이 컸던 서울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고가 아파트가 잇따라 높은 낙찰가로 주인을 찾고 있다. 2회 이상 유찰된 물건에만 응찰자가 몰려 기껏해야 70% 정도 수준에 머물던 고가 주택의 낙찰가율이 80%를 넘는 경우가 많아졌다.

강남권 고가아파트 낙찰가율 급등세

전날인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매물로 나온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144㎡형은 18억631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는 21억원으로 낙찰가율은 88.7%를 기록했다.

이날 감정가 12억원인 서초구 잠원동 우성아파트 전용 127㎡형은 10억1638만원에 낙찰돼 84.7%의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감정가 10억원인 강남구 삼성동 롯데아파트 92㎡형, 감정가 12억원인 대치동 청실아파트 109㎡형 등도 모두 80%이상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하며 주인을 찾았다.

지난 2일엔 감정가 24억원짜리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145㎡형이 22억9200만원에 낙찰돼 95.5%의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하기도 했고, 지난달 28일엔 감정가 32억원에서 1회 유찰돼 경매에 붙여진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하이츠파크 213㎡형이 27억1001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지난달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이 79% 수준이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최근 강남권 고가 아파트 낙찰가율이 잇따라 80% 이상에서 낙찰되는 것은 고가 아파트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과열양상도

일부에선 시세보다 더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경우가 생기는 등 과열 양상도 보인다.

22억원에 낙찰된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60㎡형은 매매시장에서 현재 20억4000만원 수준에 매매되고 있고 감정가 22억9200만원에 낙찰된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145㎡형의 시세는 22억2500만원이다.(국민은행 시세 일반 평균가 기준)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최근 강남권 주택의 매매가격이 하락폭을 줄이며 바닥을 다지고 있는 와중에서 낙찰가율이 높아지는 것은 관망세를 유지하던 고가주택 투자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아직 응찰자 적어 본격적인 반등은 글쎄”

그럼에도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해석하기는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아직 응찰자가 늘어나고 있지는 않아서다. 1~2명만 응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5명을 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미래시야 강은현 이사는 “응찰자수가 많지 않은 건 고가주택도 실수요자들 위주로 움직이기 때문”이라며 “아직 투자자들이 많이 움직이고 있지 않아 본격적인 반등이라고 평가하긴 이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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