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젊은 기술명장’ 미리 뽑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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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마이스터고교 재학 중에 삼성전자의 정규직 취업을 사실상 확정지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마이스터고는 젊은 ‘기술명장’(영 마이스터)을 길러낸다는 목표로 올해 초 개교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삼성전자는 2일 “현재 마이스터고 1학년 학생의 3~5%(최대 180명)를 삼성전자 채용 예정자로 선발하고 졸업 후 즉시 정규직으로 채용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교과부는 조만간 삼성전자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르면 채용 대상 마이스터고는 삼성전자 사업장의 특성에 맞는 고교를 중심으로 내년 초 결정된다. 채용 예정자는 본인이 희망하거나 학교에서 추천하면 시험과 면접 등 절차를 거쳐 뽑는다.

 선발된 학생들은 졸업 전까지 2년간 삼성전자에서 1인당 500만원의 학업보조 장학금을 받는다. 또 학기 중에는 ‘삼성전자 맞춤형 방과후 학교’ 수업을 이수하고 방학 때는 삼성전자 현장실습을 통해 실무를 익힌다. 해당 학교에는 삼성전자 맞춤형 교육과정을 가르칠 산학겸임교사가 삼성전자에서 파견된다.

 이어 2013년 2월 졸업과 동시에 삼성전자 정규직으로 채용되며, 병역 대상자는 군 복무를 마친 뒤 복직해 계속 근무할 수 있다.

 원기찬 삼성전자 전무(인사총괄)는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우선 채용키로 한 것은 학력에 관계없이 능력과 성과를 보이면 대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은 9월 말 전국의 공고 교장 20명을 경기도 수원공장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삼성이 이만큼 성장한 데는 기능인력의 도움이 컸다”며 “고학력이 아니더라도 사회에서 톱 클래스로 대접받을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설동근 교과부 제1차관은 “단순 기능인이 아닌 전문가를 특채하겠다는 삼성전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다른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참여를 늘려 마이스터고 학생들에게 더 큰 희망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이스터고=모바일·반도체·에너지·기계 등 다양한 분야의 명장을 길러내기 위한 산업 수요 맞춤형 고교다. 현재 전국에 21곳이 있다. 2010학년도 첫 신입생 모집에서는 평균 경쟁률 3.55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였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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