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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 내 논개 영정 뜯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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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 경남 진주 시민단체 회원들이 논개사당에 걸려 있던 논개 영정을 뜯어낸 뒤 바깥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

경남 진주성 안에 있는 논개사당 '의기사(義妓祠)'에 걸려 있던 논개(論介) 영정을 시민단체 회원들이 강제로 뜯어냈다. 친일파 화가가 영정을 그렸다는 이유에서다.

'독도 수호와 일본의 유엔 안보리 진출 저지를 위한 진주 시민행동'소속 43개 시민.사회단체 회원 80여 명은 10일 오전 11시쯤 의기사에 들어가 유리 액자를 깬 뒤 벽에 걸려 있던 논개 영정(가로 80㎝, 세로 140㎝)을 철거했다.

진주시민행동 박노정 공동대표는 "진주성 안에 일제의 잔재를 뿌리뽑기 위해 친일파 김은호 화백이 그린 논개 영정을 철거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찰이 출동하자 영정을 진주성 관리사무소에 넘긴 뒤 해산했다.

시민단체들은 1993년부터 논개 영정 철거운동을 벌여 왔었다. 당초 의기사에 있던 논개 영정은 한국전쟁 때 불타 1960년 김은호 화백이 고증을 통해 다시 그렸다.

진주시는 도난.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원본은 97년 진주박물관에 보관한 뒤 복사본을 의기사에 봉안해 왔다.

경찰은 시민단체가 뜯어낸 논개 영정이 복사본이어서 공용물건손상죄를 적용할 수 없자 경남도문화재 자료인 논개사당 훼손혐의를 적용, 주동자를 처벌할 방침이다.

진주=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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