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장 화제] 선명한 화상 … '대박' 부푼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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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TV 보다 더 화질이 좋은 TV를 선보이겠습니다."

동의대는 요즘 물리학과 유일(45)교수의 연구에 큰 기대를 걸고있다. TV 디스플레이의 핵심 부품인 형광체 연구를 하는 그가 연말쯤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의 목표는 일본제품 보다 더 좋은 TV를 만들 수 있도록 더 밝고 수명이 긴 '저전압용 형광체'를 개발하는 것이다. TV형광체는 실제 우리 눈에는 화상으로 인식되는 디스플레이의 부품이다.

이 형광체의 품질에 따라 TV의 화상.선명도.수명 등이 결정된다.형광체는 브라운관이나 PDP의 앞면에 페인트 칠을 한 것처럼 얇게 발라져 있다. 유 교수는 "TV를 2, 3년간 쓰고나면 흐릿해지는 것은 형광체의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우수한 형광체로 디스플레이를 만들면 몇년 지난 TV도 새 것처럼 선명하게 볼 수 있다"며 "새로운 형광체를 상품화 할 수 있는 단계까지 연구가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고휘도.장수명 형광체'에 대한 연구로 미국특허 8건.일본특허 4건.국내 특허 28건 등 40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형광체 제조과정에 아연을 소량 주입, 밝기와 수명을 대폭 개선, 화질이 좋고 수명이 길뿐 아니라 더 얇고 가벼운 TV 생산이 가능하다.

유 교수는 동의대 물리학과를 거쳐 연세대 대학원과 일본 게이오대 박사에 이어 삼성 SDI에 근무(1999~2002년)하는 동안 형광체 한 분야만 끈질기게 연구해 왔다.

그는 형광체 개발이 끝나면 기술을 부산지역 중소기업에 넘겨 생산하도록 할 계획이다.

유 교수는 "기술을 이전받은 업체가 연간 300억~500억원 어치를 삼성 등 대기업에 납품할수 있을 것"이라며 "우수한 형광체로 만든 한국산 TV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1%만 높아져도 부가가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삼성SDI에 근무할 당시 연구개발 과정에서 특허문제로 곤혹을 여러차례 치른 뒤 본격적으로 특허 따기에 매달렸다.

디스플레이 분야의 경우 일본과 미국이 원천기술과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어 세계최고 수준의 제품을 개발하고도 특허 문제로 상품화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대학원 시절 디스플레이 분야가 향후 반도체 이상 대접을 받을 날이 올 것이라는 지도교수의 말을 듣고 이 분야를 파고 들었다"며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성과를 낳을 때까지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용백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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