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인강 학습 어떻게 해야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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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초등학생을 위한 인터넷강의(인강)수가 점차 늘고 있다. 학부모들은 ‘인강도 습관’이라며 어려서부터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고등학생도 집중력이 떨어져 하기 힘든 인강 학습이라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고민이 된다. 어떻게 하면 될까.

초등생 주 4일 이상 인강 들어

 중앙일보 MY STUDY는 초등 인강업체 에듀모아와 ‘인터넷 강의 활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들은 대개 하루 1시간 미만(2976명·74%), 일주일에 4일 이상(1516명·38%)인강 수강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70명(46%)이 ‘인강이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했고, 복습과 예습 때 비슷하게 활용했다. 응답자 절반 이상(2097명·52%)은 인강을 들을 때 집중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이서영(서울 상명초 4)양은 올 초 인강을 시작한 후 다니던 학원 수를 줄였다. “학원에서는 수업 진도가 빨라 이해가 안 되도 넘어가곤 했는데, 인강은 완전히 알 때까지 반복할 수 있어 좋아요.” 강의 시간이 15~20분으로 짧아 지루한 줄 모른다. 학습 콘텐트 외에 동화나 퍼즐 등 ‘즐길거리’도 많다. 엄마 채지연(50·강북구 미아동)씨는 “문제풀이만 하거나 설명 위주의 인강은 아이가 금방 싫증낸다”며 “아이의 집중력을 생각해 시간이 길지 않은 것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서영이가 온라인으로 진단을 받은 점수를 문자로 알려주는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 아이의 학습 성과나 강좌 소개도 종종 전화로 상담한다. “가입만 하고 그만인 업체도 적지 않아요. 꾸준히 서비스해주는 곳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는 또 강의가 시작되면 다른 프로그램은 아예 열리지 않도록 차단하는 곳도 추천했다.

초등생 아직 부모의 도움 필요해

 ‘우리 아이는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떨어져 인강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뛰어난 학생은 능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고, 떨어지면 그것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인강이다. 아이수박씨닷컴 컨텐츠기획과 최문영 팀장은 “온라인 학습은 자녀의 학습시간, 공부량, 테스트 결과들이 일일·주간·월간·연간 데이터까지 정리돼 제공되기 때문에 자녀에게 맞는 공부 습관을 잡아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강을 선택할 때는 자녀가 좋아할 수 있는 강의인지 우선 살펴봐야 한다. 맛보기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자녀와 함께 다양한 유형의 강의를 들어보고 자녀의 선택을 돕는다. 엠주니어 손은진 전무는 “아이의 반응을 참고하면서 내용적인 면은 부모가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산만한 아이라면 엄마의 도움이 더욱 필요하다. 엄마가 함께 강좌를 들어 인강을 들을 때의 학습 태도를 꼼꼼히 지도해 주면 고학년에 올라가 인강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두산동아 완두콩수학 김태진 팀장은 “자녀가 현재 어떤 학습을 하고 있는지, 향후 어떤 학습이 필요한지 등도 부모가 파악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좌가 끝나면 필기와 복습을 점검해 준다. 필기를 하고 있는지 부모가 수시로 확인해 주는 것이 좋다. 인강에서 사용되는 교재는 핵심 내용만 있어 나중에 복습을 할 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강좌를 들으며 강사가 말하는 내용도 꼼꼼히 필기해둬야 한다.

학원 가는 시간처럼 정해 지키도록

 인강은 강사가 수업하는 내용을 학생이 혼자듣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무엇보다 학생의 의지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초등학생들이 이런 학습을 꾸준히 하기란 다소 무리다. 손 전무는 “인강을 처음 접하는 초등학생들은 신선한 느낌과 강사의 재미있는 강의에 높은 집중력을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시들해진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인강을 듣는 시간과 분량을 정해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초등족보닷컴 전지영 교육정책연구원은 “인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자신이 선택한 시간에 맞춰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나만의 강의 시간표’를 작성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방과후 자녀가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하루 1~2과목 정도의 강좌를 듣고, 부족한 과목이나 단원은 주말을 이용해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매일매일 듣는 것이 부담된다면 부족한 과목 위주로 단과 강좌를 선택해 일주일에 2~3번씩 수강하거나 자녀가 원하는 과목, 엄마가 학습했으면 하는 과목 하나씩을 수강하는 방법도 좋다. 손 전무는 “인강 수강 시간을 학원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정해진 시간을 반드시 지키게 한다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에듀모아 학습관리팀 남소연 컨설턴트는 “복습은 문제풀이 위주로 하고, 어려운 단원이나 취약한 문제유형만 골라서 들을 것”을 권했다. 전 연구원은 “강의가 끝날 때마다 들었던 내용을 머릿속으로 정리해보거나 중요한 단어를 한 번씩 써보라”고 당부했다. 최 팀장은 “외향형 성격의 학생에게는 게시판이나 커뮤니티 공간에서 다양한 토론 활동을 해보도록 하면 학습 효과증진에 도움된다”고 말했다. 게시판을 통해 받은 강사의 답변 한 마디가 아이에게 큰 학습 동기가 된다는 것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교육 사이트에서는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관리 시스템이 접목된 이른바 ‘담임선생님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지켜보는 사람이 없다는 온라인교육의 특성상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자녀의 학습을 꼼꼼히 챙겨주고 부모에게도 자녀의 학습에 대해 도움을 준다.

# 초등 인터넷 강의 사이트

공부와락 www.gongbuwarac.com
아이넷e스쿨 www.ineteschool.co.kr
아이수박씨 www.isoobakc.com
에듀모아 www.edumoa.com
엠주니어 www.mjunior.co.kr
지니어스 www.Gnears.com
초등족보닷컴 www.zocbo.com
해법에듀 www.hbedu.co.kr

[사진설명] 4학년이 되면서 인강을 시작한 후 성적이 올랐다는 이서영양은 학교에서 돌아와 정해진 시간에 강좌를 듣는다.

<박정현 기자 lena@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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