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4조원 규모 베트남 원전 수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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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으로 타격을 받았던 일본이 31일 베트남과 희토류 연구·개발을 위해 공동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의 한 공장에서 근로자가 희토류의 일종인 란타늄이 든 화로 안을 젓고 있다. [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한국과 프랑스, 일본이 경쟁하던 베트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2기 사업에 일본이 파트너로 내정됐다.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와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3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이는 일본이 신흥국의 원전건설을 수주한 사실상의 첫 케이스이며 규모는 1조 엔(약 13조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은 2020년대 초반까지 4기의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끝낼 예정으로 4기의 원전 중 1기 사업인 2기는 이미 올 초에 러시아가 수주한 바 있다. 이번 2기 사업의 2기는 베트남 남부지역에 세워지는 나머지 2기의 건설사업으로 그동안 한국·프랑스의 컨소시엄과 일본이 경쟁을 벌여왔다.

일본은 원전건설을 수주하는 대신 베트남 측에 항만·공항·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건설에 790억 엔의 차관을 제공하고 원전 관련 기술이전을 제공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아울러 전략물자인 희토류에 대한 연구 및 개발도 공동협력하기로 했다. 양국은 베트남 북부의 희토류 광산 개발을 위해 탐사와 기술협력에 정부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일본이 기술과 자금을 베트남 측에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간 총리는 “원전과 희토류의 두 이슈에 대해 양국이 동반자가 된 것은 진정한 파트너십이 시작됐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베트남 원전 건설 프로젝트 2기 사업은 지난달 22일 민관 합동출자로 출범한 ‘일본 국제원자력개발’이 중심이 돼 진행되며 도시바(東芝)·미쓰비시(三菱)중공업, 히타치(日立)제작소가 참여한다. 일본 언론들은 “신흥국 원전건설에 정부와 민간이 합동으로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국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이 구성한 ‘민관 합동체’가 이룬 첫 쾌거”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정관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은 “베트남은 경제적·기술적 여건상 우리가 관심을 두고 수주노력을 펼쳐온 곳은 아니었다”며 “수주 가능성이 높은 나라에 역점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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