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 '소버린 공습' 막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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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최태원 SK㈜ 회장이 이사로 재선임됐다. SK㈜는 11일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3년 임기가 만료된 최 회장의 이사 재선임 건을 출석 주식의 60.6%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SK그룹 계열사, SK 지지를 밝힌 기관투자가 등은 물론 국내 소액주주와 외국인 주주 상당수가 최 회장 재선임에 찬성표를 던졌다. 38.2%가 반대했고 1.2%가 기권했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 주식의 92.1%가 참석했다.

황규호 SK㈜ 전무는 "사외이사 비율을 70%로 늘리는 등 투명 경영에 힘쓰고, 또한 지난해 영업이익 1조6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려 주주들이 현 경영진에 신뢰를 보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SK와 경영권 다툼을 벌여 온 외국계 투자자인 소버린 측은 외국인의 SK㈜ 지분(39%) 중 절반 정도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소버린 측에서는 데이비드 매플벡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주총에 참석했다.

소버린의 제임스 피터 대표는 주총이 끝난 뒤 "이번 주총 결과로 아시아 다른 나라에 비해 저평가된 한국 주식시장은 더욱 불신을 받을 것"이란 의견서를 내놨다.

소버린은 그러나 이날 보유 중인 SK㈜나 LG전자의 주식을 어떻게 처리할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날 주총에서 임기가 끝난 유정준 전무 대신 김준호 부사장을 새 이사로 선임했다. 사외 이사를 포함한 이사(10명)의 연간 보수 한도는 지난해 32억원에서 70억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주총 의장을 맡은 신헌철 SK㈜ 사장은 이날 영업 보고에서 "SK는 부채비율을 2003년 말 186%에서 지난해 말 120%로 줄였다"며 "올해도 재무구조 개선에 힘써 국제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이상으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SKC.SK케미칼 등 SK 그룹 주요 계열사들도 이날 일제히 주총을 열고 현재 30~50%인 사외이사 비율을 50~65%로 높이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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