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저평가 극복은 국내투자자 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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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의 주식이 값싸게 평가되는 현상)의 해소가 국내투자자들의 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10일 보고서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개선된 시장과 기업의 환경을 과소평가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뿌리깊은 불신에서 비롯되고 있다"며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은 한국 시장에서 50조원 가까이 사들였지만 국내 기관과 개인은 각각 31조원, 22조원을 팔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국내 투자자들의 매도로 빚어진 현상이며, 외국인들은 오히려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이 틈을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 시장이 저평가됐던 주요한 이유는 ▶지정학적 리스크▶후진적인 지배구조▶기업이익의 불안정성이었지만, 외환위기 이후 경제 전반의 시스템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지향하면서 이런 요인들의 설득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오 연구위원은 최근 나타나는 가계자산구성의 변동이 국내투자자의 매도로 인한 증시 저평가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까지 국내 가계 자산은 부동산 등 실물자산의 비중이 컸으며, 그나마 금융자산도 예금 등 안전자산에 집중돼 있었다. 한국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 가계의 주식보유 비중은 5.6%로 독일(8.5%).미국(30.8%) 등 선진국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다.

오 연구위원은 "하지만 최근 시장 환경개선과 저금리 기조의 정착으로 가계의 자산구성이 실물.안전자산 선호에서 금융.위험자산 노출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재조정이 계속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용어로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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