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에서 쏠리지 않고 250㎞서도 안정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BMW코리아가 9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선보인 뉴 3시리즈의 신차발표회를 갖고 공식 판매에 들어갔다.

뉴 BMW 3시리즈는 수입차 시장 1위를 지키기위한 올해의 전략 모델이다. 앞뒤 무게 배분을 자동차에 가장 이상적인 50대50으로 설계해 완벽한 코너링(회전 성능)을 가능하게 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차는 지난 1일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에 등장했다. 1975년 처음 나온 3시리즈는 그동안 컨버터블과 쿠페 등 모두 28가지 모델을 선보이며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대표적인 스포츠 세단이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5시리즈(중형차)와 비슷하다. 지난 75년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3시리즈의 5세대 모델인 뉴 3시리즈는 기존 모델보다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9㎜, 78㎜, 10㎜ 커졌다. 뒷좌석은 19㎜나 늘어나 중형차급인 5 시리즈와 크기가 별 차이가 없다. 따라서 BMW의 베스트 셀러 모델인 5 시리즈 고객을 끌어들이는 간섭 현상도 예상된다.

이번 뉴 3시리즈의 특징은 318i가 없어지고 엔트리 모델이 320i로 한단계 올라갔다는 점이다.

이 차는 키만 주머니에 넣고 있으면 그냥 차 문이 열리고 키를 꽂지 않고도 버튼만으로 시동을 걸 수 있게 한 스마트 키를 달았다.

320i는 4기통 엔진을, 325i와 330i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마그네슘 소재로 만든 크랭크케이스가 적용된 직렬 6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전 모델에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아울러 325i 이상 모델에는 LG 휴대폰이 장착돼 핸들에서 손을 떼지 않고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다.

기자가 탑승해 본 차량은 330i. 2996cc짜리 직렬 6기통 DOHC 4밸브 엔진으로 최고 시속은 250㎞를 넘는다.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6.3초 걸린다. 앞뒤 무게 배분 덕분에 구불구불한 산길 험로에서 차체의 앞쪽이 밀리지 않았다. 직선 구간에선 시속 250㎞에서도 안정감이 느껴졌다.

뉴 3시리즈의 또 다른 특징은 저속이나 주차할 때 핸들을 조금만 돌려도 앞바퀴 회전각이 커지는 '액티브 스티어링'기능이다. 보통 핸들은 두 바퀴 반을 돌려야 앞바퀴가 완전히 꺾이는 데 비해 이 장치는 한바퀴 반만 돌려도 같은 성능을 낸다. 또 고속에선 핸들이 무거워지고 회전각도 줄어들어 안전하다.

개발 담당자인 피터 헤르만 박사는 "일본 차가 조용한 데 비해 BMW는 엔진음을 실내에 들리도록 설계한다"며 "뉴 3시리즈의 엔진음은 표범의 울음소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BMW는 전문가들 사이에 엔진 성능에 비해 변속기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을 받는다. 예를 들어 330i처럼 차체 크기에 비해 힘이 좋은 대형 엔진을 쓸 경우 변속기 트러블이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뉴 3시리즈는 이런 점을 대폭 보강했다고 한다. 연비는 현재 측정중인데 기존 모델과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효준 사장은 "뉴 3시리즈 출시를 계기로 5, 7시리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인 3시리즈의 판매를 대폭 늘리겠다"면서 "이를 위해 엔트리 모델인 320i에 대해서는 기존 모델보다 5% 가량 싼 전략적 가격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가장 드라이빙 퍼포먼스가 높은 차는 역시 330i다.

뉴 3시리즈의 가격은 320i 4390만원(부가세 포함), 325i 5940만원, 330i 7320만원이다.

김태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