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 까다롭게 따지는 한국 고객에게서 많이 배웠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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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스타벅스 소비상품그룹(CPG) 데럴 김 동북아시아 총괄이사가 인터뷰에서 스타벅스 캔·병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동서식품 제공]

한국의 커피 시장은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커피 전문점에서 파는 커피뿐 아니라 RTD(Ready To Drink·캔과 병 등의 형태로 바로 사서 마실 수 있게 팔리는 커피음료) 제품도 인기다. RTD 제품 국내 1위인 스타벅스 소비상품그룹(CPG) 데럴 김 동북아시아 총괄이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인의 커피 취향은 매우 고급”이라며 “특히 매우 까다롭게 아로마(향)를 따진다”고 말했다. 그는 “수준 높은 한국 고객에게서 많은 걸 배우고 있다”며 “이곳에서 얻은 교훈을 아시아의 다른 시장에 적용한다”고 소개했다. 국내 커피음료 매출은 지난해 5155억원. 올해는 35%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벅스 RTD 커피는 원두커피 전문점이 출시한 프리미엄 RTD 제품 중 점유율이 1위다. 2006년 한국에서 첫 제품을 출시한 뒤 매년 20% 이상 성장해 왔다. 데럴 김은 “2년 내 한국에 새로운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현재 판매되는 스타벅스 RTD 제품에는 세 종류가 있다. ‘프라푸치노’(병), ‘디스커버리즈’(컵), ‘더블샷’(캔)이다. 모두 스타벅스 매장에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종류의 원두를 이용해 만들어진다. 높은 산지에서 재배되는 아라비카 커피 중에서도 상위 3%에 속하는 고급 원두다. 스타벅스 RTD 중 프라푸치노 제품은 골프장에서만 연간 200만 병 이상 팔린다는 점이 재미있다. 뚜껑을 여닫을 수 있는 편리함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데럴 김은 한국 시장의 고속 성장 이유에 대해 “한국 시장에 대해 오랜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는 기업(동서식품)과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관계 중심적 문화’에서 찾았다. 그는 “한국은 가족은 물론 친구·동료와의 관계도 끈끈한 나라”라며 “사람들이 모일 일이 많은 것, 모여서 음료를 마시며 대화하길 좋아하는 것이 한국에서 커피가 잘 팔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8월부터는 프라푸치노 민트 모카를 홍콩으로 수출하고 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스타벅스 RTD 제품을 생산하고, 다른 시장으로 수출까지 한 사례는 한국이 처음이다.

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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