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9번 타자라도 좋다 … 목표는 금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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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추신수가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서 타격 연습을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부산 사직구장에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대비해 모인 야구대표팀 선수들의 얼굴은 모두 밝았다.

 메이저리거 추신수(28·클리블랜드)는 26일 첫 훈련을 시작하면서 “나라를 위해 뛰는 것이 설레고, 동료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너무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추신수는 훈련 중에도 이대호(롯데)·정근우(SK) 등과 쉬지 않고 수다를 떨었다.

 이들 세 명을 비롯해 일본시리즈(30일 시작)를 마치고 합류하는 김태균(지바 롯데)까지 포함하면 대표팀의 1982년생 동기들은 4명이다.

각자 최고 스타이기 때문에 라이벌 의식이 강할 만한데 이들은 그렇지 않다.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은 있지만 우정이 먼저다. 고교 시절인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함께 이뤄내며 쌓은 우정은 10년 동안 변함이 없다. 추신수는 미국, 김태균은 일본에 진출해 있지만 4명은 서로 국제전화를 자주 한다.

 추신수는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뽑혔다. 당시엔 친구들 말고는 낯선 선후배들이 많았던 데다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클리블랜드 구단 트레이너가 지겹게 따라다닌 탓에 동료들과 편하게 섞이지 못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대표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번엔 여유가 있다. 타순은 1번도 좋고 9번을 쳐도 좋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룸메이트를 골라야 한다면 정근우가 좋겠다”며 장난스럽게 웃기도 했다.

 조범현(KIA) 대표팀 감독은 추신수-이대호-김태균이 축을 이룰 타선은 별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 2년 연속 3할-20홈런-20도루 이상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로 도약한 추신수는 대표팀 타선에서도 무게중심을 맡을 전망이다. 또 올 정규시즌 타격 7관왕이자 MVP에 오른 이대호와 일본에 진출하자마자 21홈런을 때린 김태균, SK의 우승을 이끈 정근우도 든든하다.

 그러나 ‘일본 킬러’ 김광현(SK)이 안면 근육 마비로 갑작스럽게 빠진 마운드가 걱정이다. 조 감독은 “김광현이 빠져 아쉽지만 목표에는 흔들림이 없다. 금메달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소집된 대표팀은 11월 8일까지 사직구장에서 훈련한 뒤 10일 결전지인 중국 광저우로 출국한다. 아시안게임에서 B조에 속한 한국은 11월 13일 대만전을 시작으로 14일 홍콩, 16일 파키스탄과 예선리그를 치르고 18일 준결승, 19일 결승전을 벌일 예정이다.

부산=김식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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