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찾아 … 국내 안 되면 해외로, 취업 안 되면 창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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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취업난을 뚫기 위한 지방 대학의 경쟁이 치열하다. 배재대 창업동아리 ‘Team Smart’ 소속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들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들은 예방접종의 종류·방법·일정·병원 위치 등을 알려 주는 ‘예방접종 알리미’ 앱을 개발 중이다. [김성태 프리랜서]

22일 오후 대전시 서구 도마동 배재대 창업보육센터 내 ‘Team Smart’ 동아리 사무실. 남학생 6명이 컴퓨터 앞에서 의견을 나누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에게 ‘Team Smart’는 곧 ‘취업’의 또 다른 이름이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 대신 스스로 취업문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탄생한 정보기술(IT) 창업 동아리이기 때문이다.

 동아리는 최해봉(24·4년)·황정우(24)씨 등 대학 컴퓨터공학과 학생 6명이 지난해 12월 만들었다. 최씨는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장기적인 목표로 창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데 팀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돼 대학의 지원을 받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이 개발하는 프로그램은 ‘예방접종 알리미’ 애플리케이션이다.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를 둔 가정이나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스마트폰을 통해 복잡한 예방접종의 종류·방법·일정 등을 알려 주는 것이다. 학교 측으로부터 창업지원금 400만원을 받았는데 연말까지 시제품을 만들어 병원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본격적인 취업시즌이 다가오면서 지방대학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승부를 벼르고 있다. 어려운 취업 대신 창업을 지원하는 것은 기본이다. 아예 기업 경영자 강의를 필수로 하고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도 있다. 교수 능력도 학생들의 취업 실적으로 평가할 정도다.

 대전 목원대는 교내 취업경력개발센터와 산학협력단 내 창업지원센터를 연계시켜 ‘그린비’와 ‘한결’ 등 5개 창업 동아리를 집중 육성, 우수 동아리를 선발해 연간 200만원씩 지원한다. 이들이 개발한 아이템은 중소기업에 판매할 수 있도록 연결도 해 주고 있다.

 취직을 많이 시키는 교수의 정년을 연장해 주는 대학도 있다. 대전 목원대는 정년(65세)을 1년 남겨둔 교수 중 희망자에 한해 매년 취업 실적이 적정 인원(최소 10명)을 채울 경우 1년씩 연장, 70세까지 정년을 늘려 주기로 했다.

 해외로 눈을 돌려 취업난을 뚫기도 한다. 전주 우석대는 내년에 미국과 캐나다·호주 등 7개국에 있는 40개 교육기관·기업 등에 100여 명의 인턴 학생을 파견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은 현지에서 5~12개월간 외국어·실무 능력을 배우게 된다. 학교 측은 1인당 200만원까지 교육비를 지원한다.

 울산대는 국내 기업들과 맞춤식 장기 인턴십을 통해 취업률을 높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현대중공업·KCC 등 울산지역 200여 개 기업체와 협약을 맺고 한 학기에 200~300명의 3~4학년 학생을 기업체에 보내 실무를 익히도록 하는 제도다. 희망자의 상당수가 인턴 중 눈에 띄어 취업을 했다.

대전=서형식 기자, [전국 종합]
사진=김성태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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