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라운지] 서울 관련 에세이집 낸 오사와 일본 문화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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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일본대사관 오사와 쓰토무(大澤勉.48.사진) 공보문화원장이 최근 수필집 '서울 하늘 아래서'를 펴냈다. 2년 반 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이달 말 귀임하면서 남기는 '일본인이 본 한국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부임 이후 일본대사관의 월간 홍보지 '일본의 새 소식'에 매달 써온 30회 분의 칼럼을 묶었다.

문화전문가로서 한국 대중문화의 경쟁력과 인기 요인을 한국인보다 더 예리하게 분석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를 지난 2일 서울의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책에는 한국 드라마 이야기가 많다. 그는 "양국 국민이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친근감을 갖게 된 데는 드라마 등 대중문화의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오기 직전 근무지였던 홍콩에서 한국 드라마를 처음 접했다. 그는 "당시 중국권에서는 한류 열풍으로 드라마 '겨울연가''가을동화' 등이 방영됐는데 너무 재미있어 감동적이었다"고 밝혔다.

한국에 부임한 뒤 그의 한국 드라마 사랑은 더 깊어졌다. 그는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드라마 시간에 맞춰 귀가했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꼭 주말 재방송을 챙겨봤다"고 밝혔다. 또 "드라마 속 대화를 잘 모르면 홈페이지에서 줄거리.배역 등을 찾아 읽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한국 드라마 팬인 부인과 함께 '겨울연가' 촬영지인 춘천 남이섬과 용평리조트, '올인' 촬영지인 제주도 등을 여행하며 한류 붐을 즐기기도 했다.

그는 원래 중국 전문가다. 중국어는 현지인 수준이다. 일본 외무성 내에선 '차이나 스쿨'에 속한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그의 한국어 실력은 인사만 나누던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대중 앞에서 짧은 연설도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는 "모두 드라마 덕분"이라고 말했다. "드라마는 단순히 말뿐 아니라 그 사회의 전통.문화.관습.트렌드 등을 배울 수 있는 교재"라고 강조했다.

오사와 원장은 한국 근무에 대해 "2002년 월드컵 공동 개최의 성공과 일본 내의 한류 열풍 속에서 근무하는 행운을 누렸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대중문화 붐이 단순히 표면적인 동경보다는 깊은 차원의 상호 이해로 확대돼 일.한 관계가 발전을 이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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