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 도로건설만으론 한계 … 지능형 교통시스템으로 효율 높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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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앞은 바다요, 뒤는 산이다. 전형적인 배산임해(背山臨海)의 지형이다 보니 도로는 산기슭 해안을 따라 길게 나 있다. 만성적인 교통 체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3선의 허남식(사진) 부산시장은 부산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도로를 더 내려고 했으나 땅이 없어 고가도로와 해상도로를 건설하고 있다. 광안대교를 시작으로 북항대교·남항대교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교통올림픽’으로 불리는 제17회부산 ITS 세계대회 공동대회장을 맡으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부산 도심의 교통문제뿐만 아니라 신공항 후보지인 가덕도까지의 접근성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부산 ITS 세계대회를 계기로 부산지역 교통정책에 변화가 있나.

 “부산의 도로율은 20.6%로 상당히 낮다. 하지만 차량등록 대수는 해마다 증가해 113만 대에 이른다. 이로 인해 부산시민이 지출한 사회적 비용이 2007년 기준으로 3조4803억원이다. 이는 부산시 전체 지역내 총생산(GRDP)의 6.6% 수준이다. 물리적인 도로확장은 한계에 이르렀다. 지능형 교통체계 구축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도로의 효율성을 높이겠다.”

 -역대 대회와 차별화되는 제17회 부산 ITS세계대회의 특징은.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을 교통분야에 적용할 케이스를 찾는 좋은 기회다. 이번 행사를 통해 습득한 선진국의 사례와 학술정보는 우리의 교통정책을 몇 년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우리의 우수한 토목기술에 지능형 교통체계를 결합한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부산의 지능형 교통체계 구축 현황은.

 “부산 ITS 세계대회 참가자들의 기술시찰 코스로 활용하기 위해 교통정보서비스센터(연제구 연산동)를 지난해 6월 착공해 지난달 문을 열었다. 전국 최초로 하이패스 단말기를 통한 교통정보수집시스템도 구축했다. 교통정보센터는 하이패스, 브랜드 택시 운행정보 등을 받아 분석한다. 실시간 교통 영상 정보를 수집하는 폐쇄회로(CC)TV카메라도 계속 늘려가고 있다. 많은 정보를 분석해야 정확한 정보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덕도 신공항의 접근성을 지능형 교통체계로 해결할 수 있나.

 “인천공항은 경기도 동부와 강원도 지역의 접근성을 감안하면 들어설 수 없는 곳이다. 공항은 접근성보다 기능이 더 중요하다. 소음민원이 없는, 24시간 운영이 가능해야 한다. 주변에 산이 없어 항공기 이착륙이 안전한 곳이어야 한다. 접근성이 문제라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지능형 도로망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설 때까지 대구·경북에서도 빠르게 올 수 있는 사통팔달 도로망을 갖추겠다. 가덕 신공항을 오가는 도로에 ITS를 설치해 교통체증 없는 도로를 만들겠다. 경부선과 동해남부선이 만나는 부전 환승센터에서 가덕 신공항까지 자기부상열차를 놓을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부산 도심에서 20여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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