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00,000 케이블TV 보는 가구 10년새 23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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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1995년 3월 1일 오전 10시. 48개 케이블 지역방송국(SO)이 20개 채널을 가정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다채널 및 유료방송 시대의 개막이었다.

화려한 전망 속에 뉴미디어 시대를 열었던 케이블 방송이 1일로 방송 10돌을 맞는다. 케이블 방송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덩치를 불리는 데 성공했다. 현재는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변신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아직도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10가구 중 6가구 가입"=지난 10년간의 산업적 성장은 눈부시다. 48개 SO와 20개 프로그램 공급업체(PP)로 출범한 케이블 방송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119개 SO와 204개 PP로 불어났다.

특히 방송위원회가 28일 발표한 '케이블 TV 가입자 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4년 12월31일 현재 케이블 가입 가구는 1080만여 가구에 달했다. 전체 가구의 62%에 해당한다. 통상 계산해 온 TV 수상기 기준으로 보면 1276만여 가구로 전체 가구의 65.5%였다. 95년과 비교할 때 가입자 수는 23배, 유료가입자 수는 약 60배로 증가했다.

◆산적한 과제들=그러나 갈 길이 멀다. 우선 콘텐트의 전반적인 수준이 문제. 시청률 최상위권은 아직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스포츠 채널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 채널들은 기존 프로그램을 재탕.삼탕하는 만큼 "새로운 게 없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 많은 영세 PP들은 자제 제작에 신경쓸 여력이 없는 상태다.

더 큰 문제는 1만원도 채 되지 않는 낮은 이용료다. 개국 당시 월 1만5000원을 책정했던 서비스 이용료가 2004년 말엔 전국 평균 5317원으로 떨어졌다. 중계유선업자들이 대거 SO로 전환했고, SO들간에 과당 경쟁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SO가 PP에 나눠줄 수신료가 부족하고 PP는 제작에 투입할 재원이 없는 등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돼 왔다.

케이블TV협회측은 "쌍방향 디지털 방송으로의 전환을 통해 '케이블=저가'라는 인식을 뿌리뽑을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700만 가구에 디지털 TV 서비스 체제를 구축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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