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엔 주도주가 확확 바뀌어 고객의 큰 수익 기대에 못 미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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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와장창 한몫 잡자는 투자자들의 성급함. 투자자문회사들이 이거 맞춰주기 쉽지 않다.

 박건영(사진) 브레인투자자문 사장이 증권사들에 자기 회사 관련 자문형 랩의 신규 판매를 멈춰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금은 고객이 만족할 만큼 수익을 내기 어려운 장세”라는 것이다. 그가 판단하는 ‘고객의 눈높이’는 어느 정도일까.

 - 브레인투자자문의 성적은 어떤가.

 “상반기에는 우리 회사 자문형 랩이 평균적으로 코스피 지수 상승률(0.9%)을 20%포인트가량 웃돌았다. 하지만 하반기는 지수 상승과 비슷한 정도였다. 증시 상승 주도주가 확확 바뀌는 바람에 이를 쫓아가지 못했다.”

 - 자문형 랩 투자 고객들은 최소한 어느 정도 수익을 원한다고 보나.

 “연리 20% 정도인 것 같다.”

 - 기업 실적이 나빠진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하락이 아니라 횡보장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많이 풀린 돈의 힘이 있다.”

 - 게걸음 장세라도 오르는 주식은 있다. 그걸 고르면 수익을 낼 수 있지 않나.

 “그런 주식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시가총액 50위 안에는 없는 것 같다. 브레인투자자문은 대형 우량주인 시총 50위 이내에서 성장이 빠른 주식만을 골라 자문형 랩에 추천한다.”

 - 기존의 브레인투자자문 자문형 랩 가입 고객은 어떻게 하나.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다. 그간 상승장에서 외면당했던 은행주와 건설주를 담고 있다. 이것이 어느 정도는 이익을 올려 줄 것이다. 기존 가입 고객은 올 상반기에 이미 많은 수익을 내 이 정도로도 만족하리라고 본다. 하지만 신규 가입 고객의 기대에 부응할 정도는 아니다.”

 - 손실을 내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자문사 입장에서는 자문형 랩 가입을 계속 받는 게 이익일 텐데.

 “그러면 당장 한 푼이라도 더 벌 수는 있다. 하지만 그래서야 고객이 우리를 믿겠는가. 앞으로도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이익을 내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되면 증권사에 신규 판매 중단을 요청할 것이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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