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부인과 전문의 강명자원장⑤] 임신한 여성이라면 꼭 알아두자! 유산위험과 산후조리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새 생명을 잉태한 기쁨도 잠시,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유산의 위험에 처할 때가 종종 있는데, 한방에서는 유산과 조산을 태기불안(胎氣不安)으로 다루고 있다. 이것은 임신 불안의 뜻으로 임신 경과에 장애가 발생한 병리적 상황을 말한다. 그 중에서도 유산은 수정된 수정란 또는 태아가 자궁 밖에서 살 수 없는 시기에 자궁 밖으로 떨어져 나오는 것을 말하는데, 시기적으로는 20주 이전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불임전문병원, ‘꽃마을한방병원’의 강연자 원장은 한방에서 보는 유산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우선, 기허(氣虛)하여 우리 몸에 흐르는 영기(永奇)와 위기(衛氣)가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태아를 기를 수가 없어서 유산하게 되는 ‘기혈허손(氣血虛損)’의 경우를 들 수 있다. 그리고 잎맥(任脈)과 춘맥(衝脈)의 기능이 떨어져 태아에게 혈액 공급이 불량하게 되고 임신을 유지하는 기능이 떨어지게 되어 유산하게 되는 ‘충임 허손(衝任虛損)’, ‘자궁한(子宮寒)’ 증상으로 자궁을 따뜻하게 해주는 기능을 하는 명문의 기능이 떨어져 태아가 불안하게 되어 유산하거나 심한 피로와 스트레스로 우리 몸의 정(精)이 손상을 입게 되어 유산하는 ‘혈허내열(血虛內熱)’이 있다. 그리고 성격이 조급해 신체내의 화(火)의 기운을 마구 움직여 기(氣)와 혈(血)을 손상시켜 유산시키는 ‘성조화동(性躁火動)’, 마지막으로 외상으로 임신상태에 영향을 주어 유산하게 되는 경우인 ‘질부좌섬(跌仆挫閃)’을 들 수 있다. 유산은 대개 출혈이 계속되고 이어서 진통과 같은 복통이 일어나면서 자궁 내용물이 배출되는데, 첫 임신을 한 임산부는 대부분 출혈과 아랫배 통증 등의 유산기미를 보인다고 한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있을 때는 절대적인 안정이 필요하며 만약 출혈이 많거나 계속 통증이 심할 경우는 임신을 유지할 가능성이 희박해지므로 의사를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편, 강명자 원장은 “만성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은 습관성 유산 치료에 중요한 내용이라며, 심리상담, 또는 종교상담을 통해 심리적 요인을 제거하도록 노력하고,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데도 유산이 반복되는 여성 중엔 하복냉증이 많기 때문에 한약과 뜸치료로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산 후 조리 유산 후, 출혈이나 하복부 진통이 진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유산 후의 조리는 평생의 건강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유산 후, 2주간 정도는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강명자 원장은 말한다. 따라서 몸과 마음의 안정을 위해 당분간 육체적으로 무리가 가는 일은 피해야 하고, 과일, 야채 섭취와 철분과 피타민이 결핍되지 않도록 영양섭취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한편, 유산 후에 목욕을 하면,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릴 위험이 많으므로 금하도록 하고, 출혈이 완전히 중지된 4-5일이 지나서부터 가벼운 샤워는 가능하다. ▶산후조리의 개념과 방법 산욕기란 산모의 몸이 임신 전의 상태로 돌아갈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말한다. 출산 후 6~7주까지 해당하며, 이 기간 동안 산모의 몸은 큰 변화를 겪게 되는데, 우선 커졌던 자궁이 원래 크기만큼 작아져 골반으로 들어가고 떨어져 나갔던 자궁내막이 재생된다. 또한 태반이 배출된 뒤 움푹 파였던 자리에 새살이 돋고 확장됐던 자궁혈관이 줄어들며, 임신 중 급격하게 늘었던 에스트로겐 호르몬도 정상으로 돌아온다. 강명자 원장은 “이처럼 산욕기에는 임신 10개월 동안 일어났던 변화가 1~2달 사이에 거꾸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만큼 산모의 몸은 임신 때보다 더욱 허약해진 상태”라며 “따라서 이 시기를 잘 넘기고 몸을 소중하게 관리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산후조리를 잘 못해서 생기는 증상 중 하나가 ‘산후풍’인데, 이것은 기혈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관절 증상을 뜻한다. 산후풍은 주로 출산 후 찬바람을 쐬었거나, 심리적인 갈등이 심할 때, 그리고 출산 후 허약해진 몸으로 과로를 했을 경우에 찾아오며,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했을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산후풍이 찾아오면, 온 몸이 쑤시고 결리는 증상과 함께 몸에 찬바람이 든 것처럼 뼈마디가 시린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팔다리가 무거워 일상생활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피곤함을 느끼거나 두통이나 현기증을 동반할 수 있는데, 이러한 산후풍은 특히 예방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이 강 원장의 설명이다. 실내 온도는 너무 덥지 않도록 약간 따뜻할 정도로만 유지하고, 절대 찬바람을 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더불어 충분한 수면과 영양 섭취,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정서적으로 안정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한편, 많은 산모들이 체중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해 강명자 원장은 “출산 후에는 아직 자궁 내에 찌꺼기들이 남아있고, 몸이 부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체중이 정상으로 회복되려면 산욕기가 지난 6주부터 시작해 3~6개월이 지나야한다.”며 “하지만 산모의 40%는 체중이 회복되지 않고 증가된 상태로 남아있는데, 출산 후 6개월이 지나도 원래의 체중보다 2.5kg 이상이 증가된 경우에는 더 이상 체중이 감소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산후비만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산후 비만 치료는 그 시기가 중요하다. 출산 직후부터 산후 2~3개월 전에는 안정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시작하면 안 된다. 산후 3~6개월의 시기가 체중감량의 최적기로 이때는 식사량을 조절하고 근육을 발달시키기 위한 운동으로 걷기, 조깅, 등산, 에어로빅 등의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