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매제 장성택의 형 요직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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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이 최근 노동당 민방위부장에 장성우(70.사진) 전 3군단장을 임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는 23일 2005년판 북한 권력기구표를 펴내고 "북한이 1991년부터 13년간 부장을 맡아온 김익현을 해임하고 후임을 장성우 차수(次帥.대장 윗계급)에게 맡겼다"고 밝혔다.

당 민방위부장은 우리의 예비군에 해당하는 노농적위대를 비롯해 770만명 규모의 민간무력(정규군은 117만명) 운용을 총괄하는 장관급 직책. 주목되는 것은 장 신임부장이 지난해 숙청된 장성택(59)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친형이란 점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매제(여동생 김경희의 남편)인 장성택을 내치면서도 장성우에게 당 부장이란 중책을 맡겼다.

관계 당국자는 "장성우의 발탁은 동생에 대한 숙청에도 불구하고 장씨 형제들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신임이 두텁다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장성택 숙청이 심각한 상황이 아니며 조만간 복권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동생 숙청과 별도로 중용함으로써 충성을 유도하려는 것이란 견해도 있다.

장 부장은 권력 핵심에 포진한'장씨 3형제'의 맏형으로 2003년 9월 정권수립 55주년 군 퍼레이드 때 권력 서열 20위에 오르며 김 위원장 측근으로 자리했다. 둘째 장성길(66)은 북한군 중장(우리의 소장)으로 한국전쟁 당시 서울에 가장 먼저 진입해 '근위 칭호'를 받은 105탱크사단장을 맡고 있다. 또 막내 장성택은 한때 북한 후계자로까지 점쳐지며 핵심 실세로 통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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