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남성전용 뷰티샵'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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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학교 3학년인 정의한(24)씨는 단 한번도 화장품을 직접 사 본 적이 없다. 화장품이라곤 어머니가 사다 준 이름 모를 제품과 여자친구가 생일선물로 사준 것이 전부였다. 고등학교 시절 여드름으로 꽤 고생을 했던터라 피부에 관심이 많았지만 '남자'라서 선뜻 나서지 못했다. 피부관리는 '여자'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정씨는 얼마 전 우연히 들어선 한 화장품 매장에서 아주 특별한 경험을 했다.

홍대에 위치한 화장품 매장 '맨스튜디오'. 여성들로 북적이는 일반 화장품 매장과는 달리 이 곳엔 남성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더군다나 매장은 오토바이 혹은 자동차 엔진 등 '차고'를 연상케하는 모형들로 역동적인 분위기다. 그렇다. 이 곳은 여성이 아닌 '남성'을 위한 곳. 국내 최초 '남성 전용 뷰티샵'이다.

여성이라면 자신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찾기 위해 상담 또는 관리를 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 하지만 남성에게는 여간 어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쑥스러움에 화장품 매장에도 들어가지 못해 어머니나 여자친구가 사다주는 제품을 군말없이 써야하는 것이 현실. 그래서 등장한 '남성 전용 뷰티샵'은 이러한 남성들의 불편함을 한번에 해소시켜 준다.

화이트닝, 안티에이징 등 여성 화장품 못지 않게 다양한 제품들이 피부타입에 따라 종류별로 나뉘어져 있어 혼자서도 손쉽게 화장품을 고를 수 있다.

홍보물을 보고 방문한 나경엽(26)씨는 "남성화장품 종류가 이렇게 많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남성 전용'이라 물건고르기도 편하고 종류가 다양해 선택범위가 넓어서 좋다"고 말했다.

또한 이 곳에서는 전문가와의 1:1 상담을 통한 피부상태 측정이 가능하다. 결과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으며 그에 맞는 피부관리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관심은 있었지만 미처 도전하지 못했던 피부케어도 받을 수 있다. 각질제거, 피지조절, 트러블 완화, 마스크 팩 등 체계적이면서도 맞춤형으로 케어가 시술된다. 별 기대없이 왔다가도 케어가 끝난 후 자신의 달라진 피부에 감탄사를 내뱉는 것이 이 곳을 찾는 남성들의 반응이다. 실제로 효과를 본 남성들은 정기권을 끊고 꾸준히 방문하는 등 '남성 전용 뷰티샵'에 대한 강한 만족감을 내비쳤다.

유동인구가 많은 저녁시간. 수업이 끝난 대학생들, 퇴근을 한 직장인 남성들로 매장은 더욱 붐빈다. 게중엔 아무리 '남성 전용'이라지만 여전히 쑥스러워 여자친구와 함께 방문하는 남성들도 있다. 여성은 남자친구가 쓸 화장품을 직접 테스트 해보며 함께 화장품을 고르기도 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이 곳을 찾은 손영덕(26)씨는 "화장품 매장에 들어온 것이 난생 처음"이라며 "아직은 낯설어 여자친구와 동반했지만 다음엔 혼자서 방문해 직접 화장품을 구입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맨스튜디오' 우호연 매니저는 "이제는 남성도 가꿔야 하는 시대이다. 더 많은 남성들이 '가꾸기'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앞으로 매장을 더욱 활성화 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혜은 작가·손진석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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