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사에도 계급이 … 스티븐스, 별 셋 달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3면

영전으로 대사근무연장이나 국무부 고위직 근무가 가능해진 스티븐스 대사. [중앙포토]

캐서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 대사가 지난 1일 1만 명이 넘는 미국 외교관 중 수십 명밖에 없는 최고위직인 ‘경력 공사(career minister)’직에 임명됐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은 “스티븐스 대사는 1일 미 워싱턴의 국무부 본부로부터 경력공사로 영전된 사실을 전달받았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이 자리는 미 외교관 직위 중 둘째로 높은 것으로, 미군으로 치면 ‘별 셋’(중장) 에 해당한다”며 “이보다 높은 직위는 ‘경력 대사(career ambassador)’로, 미군으로 치면 대장급에 해당하며 이 자리에 오른 미 외교관은 3명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스티븐스 대사는 경력공사로 승진함에 따라 통상 3년의 대사 임기가 끝나는 내년 8월 이후에도 대사 근무를 연장하거나, 국무부 본부의 고위직 등 다른 자리에서 얼마든지 더 근무할 수 있게될 것”이라며 “그의 영전은 지난 2년간 주한 대사로 재직하면서 한국인들과 진지하게 대화하고, 공공외교를 열심히 펼침으로써 한·미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는 등 미국의 국익을 신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9월 23일 주한 대사로 부임해 재직 2년 20여일을 맞고 있다.

미 국무부는 외교관들에게 직책과 별도로 직위(계급)를 부여하고 있다. 이중 고위직은 참사관(counselor) 과 공사참사관(minister counselor)-경력공사-경력대사 순으로 이어진다.

한편 주한 미 대사관은 지난 9일 청사 건물에 한글날을 기념하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스티븐스 대사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 ‘심은경의 한국 이야기’에 “본인이 좋아하는 한국 국경일 중 하나가 한글날”이라며 “지난해 한글날 기념을 위한 대형 현수막을 대사관 건물에 걸었는데 반응이 무척 좋았기 때문에 올해도 새 현수막을 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글은 논리적이고 음성을 잘 나타내며, 보기에도 아름답고 예술적이라 배우기 쉽다고 느꼈다”라며 “외국어 공부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질문을 자주 받는데, 두려워하지 말고 배우고 있는 외국어를 사용하라”고 조언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지난 6월14일 자신의 서울 정동 관저에 한국 고교생 24명을 초청해 영어시조 대회를 연 사실을 소개하면서 “미국에서도 영어시조 쓰기가 퍼졌으면 좋겠다”며”(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볼 수 있는 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