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온수기, 정수기에 도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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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켜라 정수기, 이온수기 나가신다-'

이온수기 시장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정수기는 단순히 필터를 통해 물의 불순물을 걸러 주는 역할을 하는 데 그친다. 정수 과정에 몸에 좋은 미네랄까지 제거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온수기는 미네랄을 살리면서 정수한다. 여기다 알칼리수라는 '건강수'와 산성수를 생성시킨다. 알칼리수는 마신다. 전해과정에 생성된 활성수소가 활성산소를 제거해 건강에 좋다고 업계 관계자는 주장한다. 산성수는 피부미용 등에 사용한다.

요즘 정수기 없는 집이 없을 정도다. 그만큼 보급이 늘었다는 얘기다. 아니면 생수를 사서 먹는다.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집은 거의 없다 해고 과언이 아니다.

이온수기 업계는 알칼리수가 정수기에 거른 물이나 생수보다 한 단계 수준 높은 건강수임을 내세우고 정수기와 생수 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업계는 2003년 기준 국내 먹는 물 시장을 1조4000억 원으로 추정한다. 이 중 정수기가 70% 1조 원 가량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생수가 22% 3000억원으로 그 다음이다. 이온수기가 800억원, 연수기 등 기타가 300억원 규모다. 업계는 웰빙 열풍으로 이온수기 시장이 앞으로 빨리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당초 중소기업이 시장을 개척해 왔으나 대기업의 참여가 늘어나 시장은 설설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 제품도 직수입돼 시판되고 있다.

위니아만도.동양매직.웅진코웨이.일동제약 등이 비교적 큰 업체에 속한다. 맥코이.바이온텍.하이텍홀딩스.이수테크.앨트웰.하이필.암웨이.한우물 등도 전문업체로서 위상을 가꿔가고 있다.

마스시타.트림.인텍홀딩스.히타치.모리타.산요 등 10여개 일본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여기다 청호도 이온수기 시장 진출을 적극 고려 중이다. 삼성전자의 출자회사 노비타와 LG생활가전도 출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는 1990년대 정수기 시장 판촉전에 이어 2000년대는 사활을 건 이온수기 시장 쟁탈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정수기.연수기.공기청정기.비데 등에 이어 필수 건강가전으로 이온수기가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브랜드전도 볼 만하다. 위니아는 '뉴온', 일동제약은 '휴먼워터', 웅진코웨이는 '루체',맥코이는 '이온라이프'를 도입했다.

하지만 아직은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는 없다. 무주공산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위니아만도 관계자는 "업체마다 브랜드를 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치냉장고 딤채처럼 뉴온을 이온수기 브랜드로 키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온수기는 먼저 필터에 물을 통과시켜 여과한다. 이 과정에 자외선으로 살균도 한다. 여과된 물을 전기분해해 알칼리 이온수와 산성 이온수로 나눈다.

알칼리 이온수는 전기분해 과정에 활성수소를 포함해 몸 속 활성 산소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활성산소는 고혈압.암.당뇨.아토피 등 현대 성인병과 노화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알칼리 이온수로 특정 질환을 치료하는 전문적인 물병원이 있을 정도다.

산성이온수는 여성의 세정제, 피부 미용수로 사용하면 좋다고 업계는 소개한다. 일본에서는 산성이온수를 활용해 아토피성 피부염을 치료하는 병원도 생겨나고 있다.

조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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