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성장 동력인 관광산업, G20 정상에게 알릴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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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탈렙 리파이(61·요르단·사진)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 사무총장이 11일 방한했다. 이날부터 13일까지 충남 부여에서 열리는 T20 관광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UNWTO는 161개 국가와 370여 개 단체를 회원으로 둔 UN 전문기구다. 이 단체의 대표인 리파이 사무총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국제 관광외교의 실세로 통해왔다. 2006년부터 사무차장을 맡았고 지난해 3월부터는 사무총장 직무대행을 겸임했다. 지난해 UN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오지철 전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누르고 당선, 올 1월 취임했다. 한국 언론 최초로 그를 인터뷰했다.

-한국의 인상은.

“한국은 반세기 동안 놀라운 속도로 발전한 나라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경제뿐 아니라 사회·문화·교육 부문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랜 전통을 생각하면 한국은 독특한 나라다. 두 발은 땅 속 깊이 박고 있으면서, 두 팔은 미래를 향해 한껏 펼치고 있다고 비유할 수 있겠다.”

-T20 장관회의를 소개해 달라. G20 정상회의와 어떤 관계가 있나.

“T20 장관회의는 G20 회원국의 관광관련 장관이 모이는 회의다. 지난해 열린 UNWTO 총회에서 T20 장관회의 개최를 의결해 올 2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이 두 번째 회의다.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막 형성된 T20 회원국의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어서다. 더욱이 이번 회의는 서울 G20 정상회의를 한 달 앞두고 열린다. G20 정상들에게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T20 회의의 주요 안건은 무엇인가. 13일 ‘부여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G20 정상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관광이 주는 전반적 혜택을 인식하도록 하는데 이번 회의의 목적이 있다. 선언문은 관광산업이 ‘균형 있는 지속성장’의 핵심 동력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물론 T20 회원국이 13일까지 선언문 문안에 합의해야 가능한 일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는 서울 G20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이기도 하다. 관광 산업이 글로벌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나.

“물론이다. 이미 관광은 전세계 GDP의 5%를 차지하는 산업이다. 관광산업은 일자리를 만들고 수익을 창출하고 지역 개발 효과도 있다. 특히 저개발 국가에게 관광산업은 큰 혜택을 준다. 빈곤 퇴치와 경제 성장의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한국 정부 역시 관광산업 육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정부에게 제언한다면.

“한국은 애초부터 관광산업을 정부 차원에서 육성해왔다. 그러나 계속 혁신해야 한다. 관광산업은 매우 역동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꾸준히 상품을 개발하고 서비스를 개선하고 인력을 훈련시켜야 한다. 한국이 어떠한 국제 행사도 다 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한다.”

-관광은 생태계 개발을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관광산업을 ‘굴뚝 없는 공장’이라며 녹색 성장의 대안으로까지 보고 있는데 모순 아닌가.

“지속 가능한 발전과 생태계 보호는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다. 윈윈 게임이다. 쉽게 생각해서, 관광산업이 발전하면 수입이 생기고 이 수입으로 생태계 관련 정책에 투자할 수 있다. 지금 여기가 좋은 사례다. 부여에서 T20 장관회의가 열려 백제 역사와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아닌가.”

부여 글·사진=손민호 기자

◆탈렙 리파이=1949년 요르단 출생. 요르단 대학의 건축계획 및 도시디자인 교수 출신으로 시멘트 기업 CEO 등을 거쳐 2003년 세계노동기구 아랍 지역국장 및 사무차장을 맡으면서 국제 외교계에 등장했다. 2006년 UNWTO 사무차장이 됐고, 올 1월부터 이 단체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사무총장 임기는 4년이며 연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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