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돋보인 미셸 오바마, 최고 ‘파워 우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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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뽑혔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6일(현지시간) ‘2010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을 선정해 발표했다. 2위는 미국 식품회사 크래프트의 최고경영자(CEO) 아이린 로젠펠드가 차지했다. 그는 지난해 ‘초콜릿 전쟁’으로 불린 영국의 캐드베리에 대한 180억 달러 규모의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3위엔 토크 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4위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올랐다. 윈프리는 25년 동안 진행해온 자신의 이름을 딴 토크 쇼를 내년에 막을 내린다. 메르켈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순위가 3계단 미끄러졌다. 유럽 재정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 때문이다. 5위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뽑혔다. 클린턴은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을 주도하고 있으며 차기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포브스 발행인 겸 부사장 모이라 포브스는 “지난해까지 순위에선 정계나 재계에 진출한 여성이 상위권을 독차지했다”며 “올해부턴 세계적인 어젠다를 제시한 인물에 후한 점수를 줬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파워나 재력 대신 창조적인 영향력이나 리더십을 발휘한 인물을 높이 평가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2위였던 셰일라 베어 미국 예금보험공사(FDIC) 의장은 올해 40위로 미끄러졌다. 이와 달리 미셸 여사는 지난해 40위에서 1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포브스는 미셸 여사의 카리스마를 높이 샀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내건 ‘이제 시작합시다(Let’s Move)’라는 아동 비만 퇴치 운동에 켈로그·코카콜라·제네럴밀과 같은 대기업의 동참을 이끌어냈다. 게다가 백악관이 캘리포니아·콜로라도와 같은 접전지역의 정치자금 모금에 그를 보낼 만큼 출중한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게 포브스의 평가다. 6위엔 펩시콜라 그룹의 CEO 인드라 누이가 올랐다. 가수 레이디 가가(7위)와 비욘세(9위)도 10위권 안에 들었다. 누이는 지난주 포천지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여성 재계인물 순위에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일레이나 케이건 미 대법관(25위), 줄리아 길러드 호주 총리(58위), 디자이너 베라 왕(91위), 브라질 대선 1차 투표 득표율 1위로 결선투표에 나설 지우마 호우세프 후보(95위)도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에선 30위에 오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CEO 호칭과 90위를 차지한 중국 통신회사 화웨이 창업자의 딸 선야팡 두 명이 100위 안에 들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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