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초등학교서 전학 대가로 1500만원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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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서울 한양초등학교에 이어 서울의 유명 사립 K초등학교에서도 입학을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서울시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송병춘 시교육청 감사담당관은 7일 “K초교에 자녀를 편입학시키려던 학부모가 학교 교감으로부터 후원금 요구를 받았다는 제보가 들어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K초교에 1학년 자녀를 편입학시키려던 학부모 H씨는 지난달 초 연락을 받고 교감을 만났다. H씨는 3월에 자녀의 전학신청을 해놓은 상태였다. 이 자리에서 교감이 “학교에 체육관을 새로 지으려 한다. 성의를 보여 달라”며 돈을 요구했다.

다음 날 H씨가 현금 300만원을 가지고 갔으나 교감이 다른 학부모와 형평상 맞지 않다며 거절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1학년은 1500만원, 2학년 1000만원, 3학년 500만원 등의 기준까지 제시했다고 한다. H씨는 이후부터 교감과의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 중에는 H씨가 입학대가로 돈을 요구한 것에 항의하자 교감이 “여기는 공립이 아니라 사립이다. 당신이 능력이 안 되면 안 오면 되지 않느냐”고 짜증을 내는 장면도 담겨 있다.

이에 대해 해당 교감은 “부정입학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며 “결원이 생기면 신청 순서에 따라 학생들에게 기회를 줘 공정성 있는 평가를 거친다”고 해명했다.

시교육청은 다른 사립초등학교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송 담당관은 “서울시내 다른 사립초등학교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시내 39개 사립초등학교의 정원외 입학, 학교발전 기금 내역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리 사실이 의심되는 경우 경찰 등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곽노현 교육감도 사립초등학교 입학비리와 관련, “서울시내 사립초등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학칙 위반 실태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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