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준PO] 곰방망이 불방망이, 사자 우리 쳐들어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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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플레이오프(PO) 상대가 두산으로 결정됐다.

두산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에서 롯데에 11-4로 이겨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최종 승자가 됐다. 1, 2차전 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두산은 3차전부터 세 경기를 모두 잡는 뚝심을 보여주며 4년 연속 PO에 진출했다. 반면 롯데는 2008년부터 세 시즌 내리 준PO에서 무릎을 꿇었다.

두산은 정규시즌 2위 삼성과 7일부터 5전3선승제의 PO를 벌여 한국시리즈 진출팀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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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두산 타선=부산 원정에서 2연승을 거둬 분위기를 바꾼 두산은 이날 특유의 타선 집중력을 과시하며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0-0이던 2회 말 하위 타선인 7번 임재철이 투수 앞 기습 번트 안타를 성공해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어 손시헌의 우중간 안타 뒤 9번 용덕한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려 두 점을 먼저 얻었다.

3회 초 1점을 내준 뒤 맞은 3회 말 공격에서는 그동안 부진했던 중심 타선이 힘을 냈다. 선두 3번 김현수의 볼넷과 최준석의 중전 안타로 만든 1, 3루 기회에서 김동주가 좌전 적시타로 이번 준PO 들어 첫 타점을 기록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는 손시헌이 바뀐 투수 사도스키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로 스코어를 5-1로 벌렸다. 두산은 계속된 공격에서 용덕한의 희생 플라이와 이종욱의 안타 등으로 3회에만 5점을 보태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두산 3루수 이원석이 9회 초 2사 후 롯데 박종윤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한 뒤 환호하고 있다. 두산은 2연패 후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역대 세 번째 대역전극=지난해 PO에서 SK에 2연승 뒤 3연패로 물러났던 두산은 올해는 롯데를 제물 삼아 2연패 뒤 3연승의 역전극을 연출했다. 역대 5전3선승제 포스트시즌에서 초반 2연패한 15개 팀 중 3연승으로 최종 승자가 된 것은 1996년 현대와 2009년 SK에 이어 두산이 세 번째다.

두산 선발투수로 나온 김선우는 이날 5이닝을 7피안타·3실점으로 막아 올해 준PO 5경기 중 양팀 통틀어 처음으로 선발승을 따냈다.

반면 김선우와 미국프로야구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롯데 송승준은 2이닝 동안 3안타·3사사구로 3점을 허용해 포스트시즌 3연패의 멍에를 썼다.

◆불발된 로이스터 매직=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의 승부수는 잇따라 빗나갔다. 1-2로 뒤진 3회 무사 1루 최준석 타석 때 송승준이 볼카운트 1-2에 몰리자 투수를 이정훈으로 조기 교체했다. 그러나 이것이 도리어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됐다. 이정훈은 최준석과 김동주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추가점을 내줬다.

계속된 1사 2, 3루에서는 임재철을 고의4구로 내보내 만루를 만들며 손시헌과 승부를 택했다. 또 2차전 선발이었던 사도스키를 등판시키는 벼랑 끝 마운드 운영을 선보였다.

4차전까지 타율 4할을 기록하고 이날 첫 타석에서도 안타를 때렸던 손시헌은 사도스키로부터 승부에 쐐기를 박는 2루타를 터뜨렸다. 롯데는 0-2로 뒤진 3회 초 전준우와 강민호가 잇따라 홈에서 횡사한 것이 뼈아팠다.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에서 3차전 이후 3경기 연속 실책이 나온 것도 패인 중 하나였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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