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CNN 출연해 미 정치권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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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원자바오(溫家寶·사진) 중국 총리가 위안화 절상을 압박해 온 미국 정치권을 거세게 비판했다.

원 총리는 3일(현지시간) 방영된 CNN의 ‘파리드 자카리아 GPS’에서 “일부 미국 의원들이 중국을 완전히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무역 불균형을 비롯한 양국 관계의 문제점들을 정치쟁점화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원 총리는 또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불균형은 미국이 제조업 부문을 줄이고 (금융 등) 서비스 상품을 늘리는 방향으로 산업구조를 조정한 결과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며 “중국의 무역흑자가 반드시 환율과 연계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인터뷰는 원 총리가 지난달 23일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했을 때 녹화한 것으로 미 하원이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 법안’을 통과시키기 전에 이뤄졌다.

원 총리는 이와 함께 중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원 총리는 “인민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민주주의와 자유는 피할 수 없다”며 “자유롭게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에는 현재 인터넷 사용자가 4억 명, 휴대전화 가입자가 8억 명에 달한다”며 “인민들의 상당수가 정부를 비판하기 위해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이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40여 일 동안 일곱 차례에 걸쳐 원 총리의 정치개혁 발언이 나왔다며 이는 공산당 내부의 치열한 이념 갈등 양상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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