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떠나는 필리핀 관리형 유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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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입시에서 학교생활기록부가 중요한 평가요소로 떠오르면서 유학에도 새로운 트랜드가 생겼다. 보통 1년 넘게 다녀오던 유학 기간이 10개월 이내로 줄어드는 추세다. 학생부 반영부분 중 결석으로 인한 감점이 커져서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비용이 저렴한 필리핀 등지로 유학지역이 변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필리핀에는 수학 등 국내 교과목수업까지 병행하는 프로그램이 많아 학부모들의 관심이 크다. 아들 차주광(김포 대곶초 6)군을 필리핀에 유학 보냈던 어머니 권연학(45·경기도 김포시)씨의 수기를 통해 그 효과를 엿봤다.

 김포에 살기 때문에 여러 여건상 주광이의 영어실력이 서울에 사는 학생들보다 뒤쳐진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주변의 추천으로 필리핀 유학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처음에는 어린 아이 혼자 가는 장기유학은 무리라 판단해 11주 단기캠프를 선택했다.

 그런데 2009년 여름 캠프에서 돌아온 주광이의 영어 실력이 놀랍게 향상된 걸 경험했다. 영어에 자신 없었던 아이가 두려움도 없어졌고 공부 자체에 슬슬 흥미를 붙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래서 좀 더 오랜 기간 공부시켜보고 싶었다. 깜짝 효과를 보니 필리핀 유학 프로그램에 믿음이 더 가서다.

캠프 진행 후 단기 유학, “적응이 수월했어요”

 이미 한번 경험했던 필리핀 생활이라 그런지 아이는 그해 12월부터 시작한 유학프로그램에 금방 적응했다. 어른인 내가 생각해도 하루 11시간 이상의 수업은 견디기 힘들었을 텐데 금방 적응하는 아이가 기특하기만 했다.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현지사진을 보며 그날 주광이가 뭘 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생활관리 선생님과 원장님의 잦은 상담전화로 주광이의 단점과 강점이 뭔지 알 수 있었다. 심지어 12년을 키운 나조차도 알지 못했던 사소한 습관까지 세심히 알려줘 더욱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얼마나 적응을 잘했던지 유학 중간에 부모의 현지 방문 기회가 있었는데도, 주광이는 “친구들과 여행을 가고 싶다”며 “엄마는 오지 말라”고 했다. ‘엄마인 나만 혼자 보고싶어 하는가’하는 생각에 오히려 조금은 서운할 정도였다.

 처음 필리핀에 갔을 때 슬렙(SLEP·토플주관사에 실시하는 비모국어지역 영어 실력검증 프로그램) 테스트 31점(67점 만점)으로 하위그룹이었던 주광이는 돌아오기 얼마 전 치른 시험에서 59점으로 성적이 향상됐다. 하지만 엄마의 욕심 때문인지 돌아온 후 내 눈으로 직접 성과를 확인하고 싶었다. 돌아오자마자 초등학교 6학년에게는 조금 어렵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고등학교 1학년 영어 모의고사 문제집을 풀게 했다. 반신반의하며 채점할 때 너무 놀랐다. 듣기는 만점에다 독해 문제에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놓친 한두 문제를 제외하곤 거침없이 풀어나간 아들이 대견했다. 또 일반 학원에서는 주광이의 실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확인하고 싶어 내로라하는 유명 영어학원의 레벨테스트도 받아봤다.

 그 결과 최상위 반 바로 아래 단계로 판정받았다. 유학 가기 전만해도 하위 레벨이었는데 유학생활 9개월만에 6단계나 뛰어오른 것이다. 또 유학기간 내내 국내 진도에 맞춰 한국인 수학 선생님의 수업을 받아서인지 보통 유학생들보다는 수학 실력도 탄탄했다. 한국에서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닌 아이들에게도 뒤처지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사실 유학을 망설였던 또 한 부분이 수학 공백 때문이었는데 기우였다.

만족스런 유학결정, 사촌동생에게도 권해

 아이는 별 탈 없이 9개월 과정을 마무리짓고 8월에 귀국했다. 유학기간 동안 아들이 몹시 보고 싶었던 부모로서의 애절함만 빼고는 즐거운 기다림이었다.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서 그런지, 그날 할 일을 스스로 정하고 본인이 정한 목표치만큼 노력하고 공부하는 주광이의 모습이 대견하다. 이제 아이는 좋아하던 축구도 많이 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한국의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이제 주광이의 유학 선택은 잘한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필리핀 유학을 조금 망설이는 주광이 사촌동생에게도 유학을 다녀오라고 설득하는 중이다.

# 클래스온 필리핀 단기 유학 설명회


관리형 유학업체 클래스온(구 글로벌페르마)에서 제15기 필리핀 단기유학생을 모집한다. 필리핀 알라방 지역에서 1:1 또는 1:4 수준별 영어 수업을 진행한다. 매일 하루 2시간 30분씩 한국 진도에 따른 맞춤형 수학 수업, 국내 복귀반의 마무리 학습도 제공한다. 2006년 1기를 시작으로 현재 14기까지 이 프로그램을 통해 250여명의 학생들이 유학했다.
-대상: 초등 4학년 ~ 중등 1학년
-정원: 30명
-프로그램 과정: 6·9개월
-출발: 10월 말 출발 예정
-문의: 02-538-5010

[사진설명] 아들 차주광군의 성공적인 유학으로 필리핀 단기유학 전도사가 된 권연학씨. 그는 철저한 생활관리와 국내 진도에 맞춘 수학 수업을 필리핀 유학의 장점으로 꼽는다.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사진="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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