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생활 걱정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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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 절도 있는 동작으로 식사중인 예비생도들(上)과 총검술 중 "막고 차"동작을 익히는 예비생도들. [공군사관학교 제공]

입대한 자녀들의 훈련 모습을 인터넷으로나마 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공군사관학교가 사실상 갓 입대한 훈련병과 다름없는 예비생도들의 가입교 훈련 모습을 인터넷으로 공개해 가족과 친지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공사는 올해 최종합격자 17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5일부터 5주 일정으로 실시중인 가입교 훈련 과정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을 홈페이지에 1주일 단위로 올려 놓았다.

최근 훈련소의 '인분 가혹행위'가 불거진 뒤로 군인의 길을 내디딘 예비생도들을 걱정하는 가족들을 생각해서다.

여기엔 입교 첫날 이발하는 장면, 식사, 점호, 내무생활, 기초군사훈련 등의 모습이 담겨 있다. 스냅사진에 빠진 생도들을 위해 중대별 단체사진도 올려져 있다.

이에 홈페이지 한켠의 '격려게시판'에는 부모는 물론, 할머니, 형제자매, 친구 등의 안도, 격려 또는 감사의 편지글이 2500여건 답지했다.

"좀 더 큰 사진으로 업데이트해 주세요. '내 자식 맞다, 안 맞다' 가족 간에 싸움나지 않도록 …"

"날씨가 추워 원망스러웠는데 그것도 스승이라 생각하니 믿음이 생기더라."

"설 아침에 가족 모두 네 걱정을 했단다."

이 중에는 자녀를 떠나보내고 허전해진 마음을 달랠 수 있었다는 어머니, 새 사진이 올려졌나 궁금해 일찍 퇴근한다는 아버지 등 많은 글들이 진한 가족애의 감동을 전하고 있다.

공사는 훈련기간 중 전화나 인터넷도 할 수 없는 생도들에게 올라온 편지를 인쇄해 일일이 나눠준다.

정상종 정훈처장(중령)은 "부모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훈련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게 됐다"며 "난생 처음 부모 품을 떠나서인지 편지를 받고는 눈물을 흘리는 생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들 예비생도들은 18일까지 훈련을 받은 뒤 퇴교의사를 밝히거나 부적격 판정이 내려진 생도를 제외하고 19일 수료식과 함께 정식 입학하게 된다.

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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