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공천 중요 기준은 봉사경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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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앞으로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아 선거에 출마하려면 자원봉사 경력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16일 서울 용산구 중앙자원봉사센터 교육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봉사활동을 중요한 당무로 지정하고, 필수 이수과제로 삼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봉사활동 경력을 각종 공직 후보자 추천 및 주요 당직 인선 등 인재 등용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한나라당과 한국자원봉사센터중앙회(회장 김준목)와의 업무협약(MOU) 체결식을 겸해 열린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당 대표부터 평당원까지 모두가 ‘한나라 봉사단원’이 돼 새로운 정당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안 대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에 앞서 나눔을 실천한 사람이 인정받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시키겠다”며 “봉사문화가 당원뿐만 아니라 사회에 확산되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지방의원에 대한 공천심사 기준으로 봉사단체 활동 경력을 고려한 바 있다. 하지만 모든 공천에 봉사활동 경력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겠다고 한 건 처음이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조직강화 특위에서 공천할 때 자원봉사 경력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실제로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봉사문화 확산을 위한 제안도 이어졌다. 나경원 최고위원은 자신이 회장을 맡고 있는 국회 연구모임 ‘장애아이 위캔(We Can)’의 멘토링 사례를 언급하며 ‘재능 기부’를 제시했다. 나 최고위원은 “자원봉사라고 하면 너무 어렵게 생각한다”며 “‘장애아이 위캔’을 해 보니까 자기가 갖고 있는 특기로 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대학마다 ‘최고위 과정’이라는 게 유행인데 그 과정에 골프 모임은 있어도 봉사 모임이 없다는 게 아쉽다”며 사회지도층의 ‘봉사 모임’을 제안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스마트 한나라당’을 한다고 했다가 얼마 전엔 ‘트위터 한나라당’을 창당했고, 이번엔 ‘자원봉사 한나라당’이냐”며 “그럴싸한 구호는 있는데 과연 실천이 될지는 모르겠다”는 반응도 나왔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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