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혈관질환 치료 30년 한 우물 … 이젠 세계인의 심장도 지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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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베츠 알렉산더(70·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씨. 심장에 피와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수술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자국 병원에선 치료가 힘들다는 답을 들었다. 수소문 끝에 한국의 ‘세종병원’을 알게 됐고 지난 7월 입원했다.

세종병원은 복지부가 인정한 국내 유일의 심장혈관질환 전문병원이다. 내년 국제적인 의료기관 평가기준인 ‘JCI 인증’을 획득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러시아에선 가슴을 절개해 수술해야 한다고 했지만 세종병원은 달랐다. 그는 3일 만에 심장을 비롯한 종합검진과 함께 막힌 관상동맥의 길을 열어주는 스텐트 시술을 받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알렉산더씨의 치료를 옆에서 지켜본 아들은 다음 달 부인·어머니와 함께 세종병원을 다시 찾아 종합검진을 받았다.

아시아 최고 심장뇌혈관센터 목표

‘보건복지부 지정 국내 유일의 심장혈관 전문병원’. 바로 경기도 부천 소재 세종병원이다. 약 30년간 심장혈관질환 외길을 걸어온 세종병원이 세계인의 심장도 지키기 위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2020 아시아 최고 심장뇌혈관센터’라는 청사진을 제시, 해외환자 유치 및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종병원의 비전에는 이미 파란불이 들어왔다. 수년 전부터 해외환자가 병원을 찾기 시작하더니 올해 7월까지 100여 명이 진료를 받았다. 심장수술과 시술, 뇌졸중 치료, 건강검진 등 세종병원의 특화된 서비스는 해외환자를 손짓하고 있다.

세종병원을 찾는 환자의 국적도 러시아부터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방글라데시, 미국 등 폭이 넓다.

세종병원은 심장혈관 전문병원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제의료 컨설팅도 맡게 됐다. 러시아 하바롭스크시의 의료 발전을 위한 전체적인 컨설트를 맡기로 했다.

하바롭스크시의 병원들은 세종병원의 환자 관리 시스템, 의료기기 운영, 인력관리, 의료 전산 시스템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벤치마킹한다. 특히 세종병원이 심장혈관 질환 환자의 ‘위급상황’에서 신속·정확·효율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채택한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아우누리’도 도입할 예정이다.

국내 전문병원 최초 JCI 추진

세종병원은 국내 전문병원의 시초다. 1982년 개원한 후 현재까지 남긴 족적이 깊다. 한국 최초로 인공심장을 개발해 송아지에게 이식, 생존시킨 기록을 갖고 있다. 민간병원 처음으로 심장을 갈라서 수술하는 개심술, 심장 이식술, 헬기를 동원한 이식술 등에 성공했다.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의 중간 벽(중격)에 구멍이 있는 심실중격결손증 수술은 국내에서 세 번째로 성공했다. 현재 연평균 1300건 이상의 심장수술, 일일 1000명 이상의 심장혈관 환자를 보고 있다.

심장혈관질환이라는 한 우물을 판 세종병원은 의료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다시 잰걸음을 하고 있다. ‘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인증을 추진 중이다.

JCI는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적인 의료기관평가 기구다. JCI 인증을 받으려면 의료서비스와 관련된 약 1200개 항목을 통과해야 한다. JCI 인증 병원은 국제적인 진료 수준을 인정받은 것이어서 환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세계 41개국 321개 병원만이 JCI인증 획득에 성공했다. 세종병원은 내년 JCI인증을 획득한다는 계획이다.

세종병원 박영관 회장은 “세종병원은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한다”며 “2020년 아시아 최고의 심장뇌혈관센터에 오르기 위해 환자와 건강만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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