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 손전등·신호봉·야광조끼 있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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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인천대교에서 일어난 버스 추락 사고는 삼각표시판(삼각대)만 세웠어도 막을 수 있었다. 버스가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선 고장 차를 뒤늦게 발견하고 피하다 벌어진 참사였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로 관심을 모은 삼각대 이외에도 차에 갖춰두면 좋을 안전장비가 많다. 손전등·신호봉·야광조끼·구급상자·소화기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수입차를 제외하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대부분의 신차엔 삼각대가 제공되지 않는다. 소비자가 직접 챙겨야 한다. 너무 작거나 가벼운 제품은 피하는 게 좋다. 시인성이 떨어지고 바람에 넘어질 수 있어서다. 삼각대의 가격은 보통 1만원 안팎. LED 조명까지 들어오는 고급형은 2만원 가까이 된다. 삼각대는 차를 세운 지점으로부터 100m 뒤쪽에 설치해야 한다.

손전등도 갖춰두면 좋다. 가로등이 없는 도로 같은 곳에서 차의 전원마저 끊기는 고장이 났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교통경찰이 주로 쓰는 신호봉(경광봉)도 하나쯤 가지고 다닐 만하다. 사고 현장을 알리고 주변 차량의 흐름을 유도할 때 효과적이다. 손전등을 겸하거나 손잡이 끝에 자석을 달아 차에 붙일 수 있는 제품도 판매 중이다.

어둠 속 갓길에 서 있어야할 땐 야광조끼를 입는 게 좋다. 반대편 차선의 헤드램프 불빛에 가려, 뒤따르는 운전자가 사람을 발견하지 못할 위험이 있어서다. 띠를 걸치는 형태의 제품도 있고, 완전한 조끼의 틀을 갖춘 것도 있다. 가격은 2000원대부터 시작한다. 유럽에서는 차를 운행하다 갓길에 멈춰 설 경우 야광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차에서 내리면 벌금을 물린다.

구급상자도 갖춰둘 필요가 있다. 외진 곳에서 심한 부상을 입었을 땐 간단한 소독이나 지혈 등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BMW·아우디·벤츠·볼보·포르셰 등 수입차는 구급상자가 기본 장비로 출고된다. 그러나 다른 차엔 없는 게 현실이다. 휴대성을 감안하면 시중에서 1만~3만원대에 판매 중인 레저용 구급상자가 적당하다.

흰색 스프레이 페인트나 일회용 카메라도 챙겨 놓으면 교통사고나 났을 때 잘잘못 가릴 시간을 줄여준다. 1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자동차용 블랙박스를 달면 더욱 확실하다. 1만원대부터 팔리는 휴대용 소화기도 챙겨두면 든든하다.

주의할 점도 있다. 안전장비는 관리가 필요하다. 신호봉은 주기적으로 건전지를 갈아줘야 한다. 구급상자나 소화기엔 유효기간이 있다. 자동차용 안전장비는 스피드몰(www.speedmall.co.kr)과 같은 전문 인터넷 쇼핑몰이나 대형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다. 가격도 고가의 차량 옵션과 비교하면 훨씬 저렴하다. 몰라서 혹은 귀찮아서 자동차용 안전장비 장만을 미뤄 왔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김기범 중앙SUNDAY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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