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공부의 신 프로젝트] 409명이 말하는 ‘대학생 멘토링 1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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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혜 기자

학습 지도, 진로 상담에 가장 큰 도움

초·중·고생 참가자들은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에 대해 대부분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 정도가 ‘만족하는 편(48%)’이거나 ‘매우 만족(20%)’한다고 응답했다. 만족스러웠던 이유에 대해서는 ‘친절하고 성의 있는 학습 조언’이라는 응답이 67%로 가장 많았다. ‘자신의 상황에 맞춘 진로에 대한 정보 제공’이라는 응답은 16%로 둘째를 차지했다. 멘토링 지도를 받은 세부 분야에 대한 조사에서도 학습 지도(90%)와 진로·직업 상담(65%)이 주로 이뤄진 것을 알 수 있었다(복수 응답 가능). 개인적인 고민 상담(54%)을 받은 학생도 많았다.

각 세부 분야에서 멘토링이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물어본 결과 ‘학습 지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와 ‘매우 도움이 됐다’는 대답이 87%를 차지했다. ‘진로·직업 상담’과 ‘개인적인 고민 상담’ 부분에서도 79%의 학생들이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다.

1기 멘토로 활동한 홍민기(23·한양대 경영학과 3)씨는 멘티 황선재(부산 동천고 2)군에게 진로에 대해 조언했다. 황군은 PD라는 꿈을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홍씨는 관련 직업에 대한 신문기사를 스크랩해 e-메일로 보내 줬다. ‘3-3-3 전략’도 제안했다. 자신의 현재 성적에 비춰 상향·하향·적정 지원할 만한 대학을 세 곳씩 골라 보는 것이었다. 홍씨는 “자신의 현재 위치를 객관적으로 알고 대학 입시와 관련된 정보를 스스로 찾아보는 연습을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멘토링으로 실제 내신 성적이 향상된 경우는 절반에 조금 못 미쳤다. ‘멘토링을 통해 중간·기말고사에서 성적이 향상됐는가’라는 질문에 46%가 ‘그렇다’고 했다. 성적이 올랐다고 답한 학생들은 멘토링을 받기 전보다 과목별로 국어 12.6점, 영어 14.3점, 수학 18.8점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백지유(경기도 원미고 3)양은 멘토 허하미(24·연세대 신문방송학과 4)씨의 도움으로 3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성적이 올랐다. 백양은 “멘토 언니가 알려준 공부 방법을 믿고 따랐더니 영어 성적이 특히 많이 올랐다”며 “1학년 땐 반에서 꼴찌에 가까웠지만 이번에는 10등 안에 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멘토·멘티와 계속 연락할래요

멘토링을 받은 초·중·고 학생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가장 많은 학생이 꼽은 변화는 ‘고민 상담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얻었다(75%)’는 것과 ‘학습 동기가 고취됐다(74%)’는 점이었다. ‘스스로 하는 학습이 수월해졌다’ ‘학교에서 수업의 집중도가 높아졌다’는 응답은 64%였다. ‘학교·학원 과제를 더욱 충실히 하게 됐다(60%)’ ‘계획성 있는 공부 습관이 생겼다(59%)’는 학생도 많았다.

강상구(경북 선산고 1)군은 고교에 진학하면서부터 대학 입시에 대한 압박감을 느꼈다. 강군은 “아직 1학년이지만 벌써 고3이 된 것 같은 부담감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멘토 고홍석(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2)씨는 “각 학년에 걸맞은 공부를 착실히 쌓아 나가야 3학년이 돼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행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싶어 고민하는 강군에게 “너무 잘하려 애쓰기보다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고 선생님들께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라”고 다독였다. 강군은 “멘토 형의 격려 덕분에 불안감과 고민을 많이 덜 수 있었다”며 “공부에 대한 의욕도 함께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학생 멘토 참가자들은 멘토링을 진행한 뒤 자기 계발에 대해 되돌아보기도 했다. 10명 중 4명은 더욱 효과적으로 멘토링을 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발전시켜야겠다고 대답했다. 자신이 발전시켜야 할 역량으로 ‘효과적 학습 전략 지식(31%)’ ‘교과 내용 지식(10%)’을 꼽기도 했다.

5개월 동안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멘토·멘티는 서로 마음도 가까워졌다. 멘토·멘티와의 친밀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친밀한 편’이거나 ‘매우 친밀’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대학생 멘토는 60%, 초·중·고 멘티는 80%였다. 마지막으로 멘토링이 끝나고도 멘토·멘티와 계속 연락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멘토·멘티 각각 67%와 88%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홍성규(경희대 호텔경영학과 3)씨는 집으로 직접 찾아가는 등 멘티와 친해지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멘티와 자신의 학교에서 만나 함께 캠퍼스 투어를 하기도 했다. 홍씨는 “공식적인 멘토링 기간은 끝났지만 멘티와의 인연은 이어 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인생의 멘토’로 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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