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향악단, 베토벤 고향에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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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교향악단이 베토벤의 고향에 간다. 오는 3월 19일 독일 본 베토벤할레(2019석) 무대에 서는 것. 부산시향.서울시향 상임 지휘자를 지낸 곽승(63)씨가 지휘봉을 잡고 국내 정상급 피아니스트 김대진 교수(42.한국예술종합학교)가 협연자로 나선다.


본은 1770년에 태어난 베토벤이 22세때 오스트리아 빈으로 떠날 때까지 살면서 오르가니스트.비올리스트 겸 작곡가로 활동했던 곳. 베토벤 생가를 개조한 기념관은 물론 베토벤 이름을 딴 콘서트홀 '베토벤할레'가 있다.

라인강 오른쪽 강변에 있는 베토벤할레는 1845년 리스트의 주도로 베토벤 페스티벌을 시작하면서 목조 건물로 지었으나 화재 위험 때문에 철거됐다. 1870년 베토벤 탄생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 때 다시 목조로 지었다가 1944년 10월 연합군의 공습으로 몽땅 불타버렸다.

현재의 건물(사진)은 1953년 개관했으며 1983년 화재로 타버렸지만 원래 설계대로 복원했다. 본 베토벤 오케스트라가 상주하고 있으며 매년 베토벤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동식 의자를 사용해 국제회의.만찬.무도회.전시장으로도 사용된다. 천장에는 소리를 골고루 전달하기 위해 1760개의 고깔 모양의 확산재를 부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풍부한 저음을 울려주는 무대로 유명하다. 베토벤할레는 그만큼 자존심도 무척 강하다. 지금까지 아시아 출신 교향악단은 단 한 번도 무대에 선 적이 없다.

프로그램 전체를 베토벤으로 꾸민 것도 이번 공연의 특징. 피아노 협주곡 제5번'황제'와 교향곡 제9번'합창'을 다름슈타트 합창단과 함께 연주한다. KBS 교향악단 관계자는 "올해'한국의 해'를 맞아 현지 기획사'오페라 피콜라'가 독일 순회공연을 제의해왔다"고 말했다.

본 공연에 앞서 3월 16일 비스바덴 쿠하우스(1200석), 18일 루드비히하벤 에버트홀(2500석) 무대에도 설 계획이다. KBS 교향악단은 지금까지 일본.미국.중국.홍콩 등지에 순회공연을 다녀왔으며 2002년 국내 교향악단 최초로 평양 무대에 섰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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