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4만여 명 배출한 동덕여자중·고 여성 리더의 산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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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동덕여자중·고가 올해로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동덕여중·고는 1908년 춘강 조동식 박사가 서울 안국동의 초가집에서 ‘동원여자의숙’이라는 이름으로 학생 6명을 가르친 데에서 출발했다. 이듬해 동덕여자의숙과 합쳐 교명을 ‘동덕여자의숙’으로 바꾸면서 서린동의 기와집으로 옮겼다. 초등학교 과정이던 이 학교에 1910년 고등 과정이 생겨 이때를 개교 시점으로 삼게 됐다. 비좁던 학교는 그 뒤 의암 손병희 선생의 도움으로 관훈동에 터를 잡은 데 이어 33년 이석구 선생의 사재 출연에 힘입어 창신동의 2층 벽돌건물로 옮겼다. 강남이 개발되던 86년에는 서초구 방배동에 교사를 신축했다.


100년을 거치는 동안 동덕여학교, 동덕고등여학교 등의 명칭을 썼던 동덕여중·고는 4만여 명의 인재를 배출했다. 10대 국회의원이자 수필가인 박현서씨와 28대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낸 송정숙씨,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을 지낸 조경희씨, 배우 백성희씨 등이 동덕여고 출신이다. 국내 최초 여성비행사 김경오씨, 여성 최초의 국사편찬위원장 정옥자씨와 한의학박사 강명자씨 등은 여성의 사회 진출에 한 몫을 담당했다. 탤런트 김정은씨도 동문이다.

이 학교는 다양한 100주년 기념행사를 마련했다. 7일 동문 중심의 ‘동덕인의 밤’ 행사에 이어 9일에는 동덕여중·고 운동장에서 기념식을 연다. 100주년 기념사료관을 개관해 학교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전시한다. 서울 관훈동 동덕아트갤러리에서는 8일부터 13일까지 화단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문과 전·현직 미술 교사들의 작품을 한데 모은 미술전시회를 연다. 9일 100주년 기념 시계탑 기공식, 11일 남산걷기대회 등의 행사도 마련됐다. 개교 기념일은 4월 27일이다.

졸업생들의 모임인 동진회의 손인희 부회장은 “개교 100주년을 맞아 동문들이 기금을 모아 장학재단을 만들기로 했다”며 “내년부터 수익금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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