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에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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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사퇴함에 따라 청와대가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청와대는 11월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일정 등을 감안해 이른 시일 내에 유 장관 후임을 정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장관 후보자를 제청해야 하는 총리가 공석이라는 게 문제다. 청와대가 현재 계획대로 총리 후보자를 추석 연휴 이전에 발표하더라도 청문회 일정을 감안하면 총리 취임은 다음 달 초나 돼야 가능하다. 이 때문에 외교부 장관 후보자 발표는 이 이후에 이뤄질 걸로 보인다.

청와대는 총리대행을 맡고 있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각료 제청권을 행사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가 결국 접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윤 장관의 제청권 행사가 아주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논란이 있을 수 있어 일단 배제했다”고 말했다. 유 장관 후임으론 김성환(외시10회·사진) 외교안보수석의 기용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 수석은 쇠고기 협상 파문 때 교체된 김병국 수석의 뒤를 이어 2008년 6월부터 2년이 넘도록 외교안보수석직을 맡아왔다. 이 대통령이 G20의 성공적 개최를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업무 연속성 차원에서도 김 수석이 장관직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종훈(외시 8회) 통상교섭본부장과 이태식(외시 7회) 전 주미대사, 이규형(외시 8회) 전 러시아 대사 등도 거론되지만, 김 수석이 한발 더 앞서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얘기다.

후임 장관 인선의 또 다른 변수는 외교부에 대한 개혁 요구다. 행정안전부는 논란이 된 유 장관 딸 외에 다른 외교관 자녀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외교부에 특채됐는지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 그 결과 외교부의 인사 난맥상이 확인되면 외교부에 대한 개혁 요구가 더 빗발칠 수 있고, 이 경우 외교부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가 개혁의 칼자루를 쥐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게 여권 핵심 인사들의 관측이다.

만약 김 수석이 외교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 후임 외교안보수석으론 김숙(외시 12회) 국가정보원 1차장과 위성락(외시 13회)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하마평에 올라 있고,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이 승진할 가능성도 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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