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나무 책동네] 그리스 조각은 왜 벌거벗고 있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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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아이들의 호기심은 꾸밈이 없고 끝도 없다. 어른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을 용케 잡아내 불쑥 질문을 던진다. '그리스 조각상들은 왜 벌거벗고 있을까요?''아이들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왜 그렇게 많아요?''별은 왜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을까요?'등등.

2002년부터 방학 때마다 독일 튀빙겐대학이 개설한 '어린이 대학'에서 초등학생들이 던진 질문들이다. '뭘 그런 걸 물어'하고 슬쩍 넘어갈 수 만은 없는 아이들의 궁금증에 대해 각 분야 석학들이 해결사로 나섰다. 그 질문과 해답을 묶은 책이 '어린이 대학 2'(울리히 얀센 엮음, 클라우스 엔지카트 그림, 유영미 옮김, 어린이중앙, 1만3000원)다.

질문은 당돌하지만 대답은 자상하다. 예컨대 그리스 조각상이 벌거벗은 이유에 대해 고고학자인 베티나 폰 크라이타크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리스 시대에도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서 벌거벗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었어요. 하지만 운동을 할 때는 옷을 입지 않았어요. 육상선수들이 모두 발가벗고 나왔던 것이지요. 그리스 조각상들은 뛰어난 육상 선수와 올림픽 경기 승리자를 조각한 것이에요. 운동으로 단련된 완벽한 근육질의 남성은 전쟁이 잦았던 그리스 시대의 이상형이었습니다." 설명은 어느새 그리스 문명 전반으로 이어진다.

이 밖에 '인간을 복제하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식물은 왜 자라나요?'등의 질문도 나온다. 같은 출판사에서 지난해 펴낸 '어린이 대학'의 후속편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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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너구리 라스칼'(스털링 노스 글, 존 쇤헤르 그림, 이민아 옮김, 아이세움, 8000원)=북미 대자연을 배경으로 새끼 너구리와 동고동락하는 열두 살 소년의 성장기를 그렸다.

▶'움직이는 섬'(메리디스 후퍼 글, 루시아 둘레리스 그림, 윤소영 옮김, 서돌, 8500원)=화산.지진.대륙의 이동 등 지구의 지질 활동과 생명 진화의 역사를 설명한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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