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써니리] 김정일 訪中의 논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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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깜짝' 방중으로 베이징 외교가가 갑자기 분주해졌다. 방중 소식은 청와대 고위관리가 처음 터뜨렸으니, 신빙성을 인정받으면서 국제언론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여러 목격자 증언담이 언론에 실렸으나 김위원장은 아직 카메라에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 칼럼이 실릴 즈음에는 아마 그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힐 수도 있을 것이다.
김정일의 전격방문은 너무 놀라운 것이어서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북한문제를 챙겼고 현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는 박선원 박사는 필자에게 "지난 10년간 북한의 대외정치 가운데 가장 눈여겨 볼 대목"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런만큼 김정일의 방중을 놓고 많은 해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신중했다. 아직 사진과 같은 물질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은 말을 아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한국의 여러 추측성 보도를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부인하기도 했다. 랴오닝사회과학원의 한반도전문가 吕超 연구원도 그중 한 명이다.
"김정일 방중이 바로 얼마전 일이다. 그가 왜 갑자기 또오는가?" 그는 이렇게 되물었다.
한국 일부 언론에서는 북한이 이번에 입은 심각한 수해 때문에 중국에 경제원조를 청하기 위해 왔다고 분석했다. "그런 일에 김정일이 직접 나설 이유가 없다."
다른 한 언론은 후계자 문제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정일 사후 전에 후계자를 중국지도부에 승인받고 또 안면을 튼다는 그럴듯한 해석이다.
"이것은 더 신빙성이 없다. 그런 일은 북한 쪽에서 결정하고 난 뒤 중국에 알려주면 되는 것이다." 吕超연구원은 이렇게 조목조목 반박했다.
하지만 다른 한 북한전문가는 '상식과 논리'로 북한문제를 들여다 보는 것 자체가 틀리다고 오히려 吕연구원의 시각을 반박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논리적으로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성공적으로 벼티어 올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우리의 논리의 시각으로 해석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틀린 시각인가?"하고 그가 이번엔 되물었다.

써니 리=boston.sunny@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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