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통합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영산대의 부구욱(사진) 총장. 그는 대학가에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화하기 훨씬 전인 2002년 10월에 이미 같은 재단의 성심외대를 흡수 통합했다. 이런 그의 결정은 통폐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는 자발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부 총장은 "고교 졸업생 수가 대학정원을 밑도는 정원 역전현상이 코 앞에 닥친 상황에서 한 법인이 두 대학을 운영하는 체제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통합 과정에서 그는 입학정원을 1800명이나 줄였다.
-대학 간 통합은 왜 필요한가.
"주변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대학 응시생 수가 계속 줄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선택과 집중으로 경쟁력있는 부분만 키워야 한다."
-구조조정 효과는 나타나고 있나.
"통합 후 대학의 인적.물적 인프라 확보율이 모두 교육부가 제시한 기준치를 크게 넘어서는 등 교육여건이 더 이상 손댈 필요가 없을 만큼 개선됐다. 당연히 교육의 질적 수준도 올라가고 있다. 이제는 전략적인 경쟁력 제고에 힘을 모으고 있다. 예를 들어 법학교수들이 참여하는 로펌 설립 추진으로 로스쿨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대학통합 움직임을 선도했다는 평을 듣는데.
"성심외대와의 통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뒤 여러 대학이 통합 과정의 문제점.해결 방안.성과 등을 물어 온다. 일종의 벤치마킹인 셈이다. 우리 학교의 사례를 참고해 실제로 통합을 추진 중인 대학도 있다."
-정부에 바라는 것은.
"우리나라 대학분야의 진정한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대입정원 축소 등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필요한 물적.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