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대학생 딸에 집 사줘 구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재임 시절 쌓은 경험과 인맥을 이용해 돈벌이에 몰두한다는 비난에 시달려온 토니 블레어(사진) 전 영국 총리가 대학생 딸에게 97만5000파운드(약 18억원)짜리 집을 현금으로 사줘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28일(현지시간) 블레어 부부가 지난달 말 외동딸 캐슬린(22)을 위해 런던 시내에 있는 3층짜리 타운하우스를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코넛광장에 있는 이들 부부의 집에서 가까운 이 타운하우스는 침실 3개와 욕실 2개, 거실, 1층 차고와 실내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 등을 갖추고 있다.

블레어 가족과 가까운 한 소식통은 “블레어의 부인 셰리가 매입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집의 명의도 셰리와 캐슬린의 공동 소유로 했다.

소식통은 “셰리는 자식들이 모두 자기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튼튼한 발판을 갖길 원한다”며 “집 걱정 없이 사는 게 그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텔레그래프는 “모든 부모가 자식들이 최고의 환경에서 인생을 시작하길 바라지만 블레어 부부처럼 값비싼 집을 선물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블레어 부부는 캐슬린 외에 다른 자식들에게도 여러 채의 집을 사줬다. 세계적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 다니는 맏아들 유안(26), 스포츠 에이전트인 둘째 아들 니키(24)는 런던에 각각 130만, 113만 파운드 상당의 타운하우스를 갖고 있다. 역시 셰리와 공동 명의다.

킹스칼리지 학생인 캐슬린은 지난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교환 학생으로 공부할 때도 부모가 사준 아파트에서 살았다. 블레어의 자녀 3남1녀 중 자기 명의로 된 집이 없는 사람은 미성년자인 레오(10)뿐이다.

텔레그래프는 “블레어 가족이 이렇게 소유한 집이 총 9채, 1500만 파운드 규모”라며 이번 주택 구매를 계기로 “(사람들이) 블레어가 어떻게 퇴임 3년 만에 이렇게 많은 재산을 모을 수 있었는지 철저히 따져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레어는 퇴임 후 기업자문회사인 토니 블레어 어소시에이트(TBA)를 운영하며, 강연·자문료 등으로 2000만 파운드(약 371억원)가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1회 강연료로만 17만 파운드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다음 달 출간될 회고록 『여정(A Journey)』의 인세 전액(500만 파운드 이상 예상)을 재향군인회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역시 “비판 여론 물타기용”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김한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