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하고 친환경 제품 생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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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5일 오전 부산시 북구 덕천1동 로뎀복지재단 에코캔들사업부.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된 부산 로뎀복지재단 에코캔들사업부 직원들이 25일 오전 친환경 자연재료로 양초를 만들고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직원 5명이 코코넛 추출물인 팜왁스와 콩 추출물인 콩왁스를 섞은 그릇을 중탕 방식으로 끓이고 있다. 온도가 80도까지 올라가자 불을 끈다. 10여 분 뒤 전자온도계로 온도를 측정해 50도로 내려가자 천연향을 넣어 둥근 틀에 붓는다. 벽장에는 포도·페퍼민트·블루베리·로즈메리·계피 등 자연향 원료가 든 통이 가득하다. 모든 원료는 천연원료다. 에코캔들은 천연원료로 만든 초로, 촛불을 켜놓으면 실내 악취를 제거해 준다.

온도를 측정하는 일을 맡은 직원들은 청각·지체장애인이다. 정신모 로뎀복지재단 원장은 “장애인들이 집중력이 높아 온도를 정확히 측정하고 불량률도 낮다. 앞으로 10여 명을 더 고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코캔들사업부는 판매 전문회사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으나 다음달부터 자체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에코캔들 1개 가격을 1만∼2만원으로 잡고 있다. ‘캔들학교’를 열어 수강료 수입도 올릴 예정이다. 이렇게 해서 연간 매출을 1억5000여만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에코캔들사업부는 부산시가 지정한 예비 사회적 기업 1호다. 부산시는 공모 절차를 거쳐 예비 사회적 기업 47곳을 이날 확정했다. 신청서를 낸 72곳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현장 실사를 거쳐 뽑았다. 에코캔들은 취약 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부산시는 예비 사회적 기업에 1년간 일반 근로자 10명까지 매달 90만원, 전문근로자 1명에게는 150만원까지 지원해 준다. 경영컨설팅 비용 200만원도 지원해 준다. 1년간의 보육기간이 끝난 뒤 고용노동부의 인증을 받으면 ‘예비’를 떼고 사회적 기업으로 태어난다. 사회적 기업에는 3년간 최대 3000만원(자부담 20%)까지 컨설팅비가 지원된다.

현재 고용노동부에서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은 곳은 전국에서 353개.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7월 사회적 기업 육성법을 제정했다. 그해 55개가 생긴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기업도 많다.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과 송유나 사무관은 “고용과 사회적 문제 해결을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과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로 풀어나가려는 시도가 사회적 기업”이라며 “정부는 2012년까지 1000여 개의 사회적 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는 지속성 여부다. 정부의 지원이 끝난 뒤에도 생존할 기업이 얼마가 될지는 미지수다.

◆사회적 기업=빈곤·환경문제 같은 사회적 문제를 시장주의로 해결하면서 돈도 버는 ‘착한 기업’이다. 공익성과 기업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비영리 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다.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을 하기 위해 빵을 파는 기업을 말한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회적 기업으로는 경제학자 유너스가 설립한 소액대출은행인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이 대표적이다.

글=김상진 기자
사진=부산=송봉근 기자

,b>알려왔습니다 위 기사에 대해 로뎀복지재단 에코사업부는 “우리는 모기업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제품을 생산, 모기업에 납품하는 하청업체다. 모기업이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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