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조용해 위험한 하이브리드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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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자사 하이브리드차인 프리우스에 부착해 일반 가솔린차의 엔진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내는 ‘근접 통보장치’를 개발, 이달 말부터 시판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장치는 보행자가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의 접근을 알 수 있도록 일종의 주행 소음을 내는 것이다. 전기차·하이브리드차는 전기모터로 구동하기 때문에 엔진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보행자들은 골목길에서 차량이 다가오는 소리를 듣지 못해 충돌사고가 날 위험이 컸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런 이유로 올해 1월 ‘전기차·하이브리드차의 무소음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책정했다. 도요타의 근접 통보장치는 이에 맞춰 개발됐다. 이 장치는 스피커를 통해 출발 이후 시속 25㎞까지 자동으로 모터 소리를 낸다. 이럴 경우 보행자들은 차량의 접근을 알아차릴 수 있다. 또 속도가 빨라지면 고주파음이 나와 운전자들도 시속 몇㎞로 주행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가격은 1만2600엔(약 18만원).

최근 국내 시장에서도 전기차·하이브리드차의 보급이 늘면서 일본과 유사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요타코리아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국내에 프리우스가 875대 팔려 이 장치를 한국에 선택사양으로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는 앞으로 출시할 전기차·하이브리드차와 연료전지차에도 이 장치를 달 계획이다.

닛산도 올해 12월 시판할 전기차 리프에 비슷한 장치를 장착하기로 했다. 일본 첫 전기차인 아이미브를 지난해부터 팔고 있는 미쓰비시 역시 올가을부터 유사한 장치를 달 계획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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