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먹은 분양시장 … 알짜 단지도 값 낮추고 가을 기다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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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분양시장에 인기 지역 유망 단지들이 적지 않게 나올 예정이다. 사진은 최근 포스코건설이 대구에 분양한 이시아폴리스 아파트 견본주택. [포스코건설 제공]

기존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신규 분양시장도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분양 불패 지역으로 꼽히던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에서조차 청약 미달 단지가 나왔다. 이런 여파로 분양 물량도 평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 하지만 실수요자라면 가을 분양시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전망인데, 대책의 강도에 따라서는 주택시장이 살아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달 말부터 서울 용산 등 알짜배기 지역에서 가을 분양시장이 본격 열린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계기로 집값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며 “실수요자라면 인기 지역 신규 분양 단지도 고려할 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건설사들이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분양가를 낮추거나 계약 조건 완화 등 각종 혜택을 내놓고 있어 유리한 조건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설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평년보다 물량은 줄어=조인스랜드부동산 조사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10월까지 전국 59개 단지에서 4만1000여 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이 가운데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몫을 제외한 2만9000여 가구가 일반 청약자 몫이다.

분양 물량은 평년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 기존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분양시장까지 영향을 미친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분양 계획을 계속 미루고 있는 것이다. 가을 분양 예정 단지 가운데서도 분양 시기가 유동적인 곳이 적지 않다. 분양대행업체인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을 분양 예정 단지 가운에 알짜배기 단지가 적지 않아 실수요자라면 청약 일정을 꼼꼼히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서울에서는 이 기간에 12개 단지 7400여 가구가 분양할 예정이다. 대개 재개발·재건축 단지로 교육·교통·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단지가 많다. 수도권에서는 계획적으로 개발되는 택지개발지구 물량이 적지 않다. 남양주 별내지구의 경우 지난해 첫 분양 물량이 나와 큰 인기를 끌었던 지역이다. 행정구역이 서울과 붙어 있어 실제 생활권도 서울에 가깝다.

서울 은평뉴타운과 인접한 고양 삼송지구에서도 분양 물량이 나온다. 삼송지구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하고 건설 중인 공공택지여서 주거환경이 쾌적한 게 장점이다. 지하철 3호선이 지나 서울 접근성도 나쁘지 않다. 이외에도 성남·부천·안양·용인시에서 도심 내 재개발·재건축 단지들이 잇따라 나온다.

인천에서는 송도·청라 등 경제자유구역이 분양을 재개한다. 지방에서는 주택 공급 부족으로 최근 집값과 전셋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부산에서 분양이 줄을 잇는다. 특히 교육·교통여건이 좋은 도심 내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많아 실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긴다.

◆실수요 측면에서 접근해야=서울은 물론 각 지역 도심에서 나온 재개발·재건축 단지는 교통·편의시설이 좋은 게 장점이다. 기존의 기반시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을 분양 예정 단지 가운데는 특히 지하철역이나 버스 환승·정류장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단지가 적지 않다. 이런 단지는 수요가 많아 시장 침체기에도 가격이 잘 내리지 않는 특성을 보인다.

푸르지오·e편한세상·더샾·센트레빌 등 대형 건설사가 짓는 인기 브랜드 단지를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아파트 브랜드도 아파트 선택의 주요 기준이다. 같은 조건이라면 유명 건설사가 짓는 인기 브랜드 아파트가 낫다. 인지도 면에서 앞서기 때문에 사고 팔기가 쉽고 가격도 높게 형성된다.

청약 때는 바로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유망 지역·단지라고 해서 무조건 청약하기보다는 직장이나 자녀 학교 등을 충분히 고려한 뒤 자신에게 맞는 단지에 청약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공택지 내 개별 단지 선택도 마찬가지다. 해당 지역을 직접 방문해 아파트 현장 주변의 시설물이나 건축계획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 전매제한 등도 입지여건 못지않게 집을 고르는 데 중요한 요소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사업지·지역별로 제각각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단지는 계약만 하면 팔 수 있다. 상한제 단지는 공공택지의 경우 과밀억제권역에서는 계약 후 3~5년, 성장관리·자연보전권역에선 1~3년 뒤에 거래할 수 있다. 서울 전역과 인천(청라·영종·송도지구 제외)·의정부·구리·남양주(일부 지역)·하남·고양시 등지가 과밀억제권역으로 지정돼 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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