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새학기 등록금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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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학들이 새학기를 앞두고 등록금 인상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학교 측은 물가 상승, 시설 투자비 확보 등을 이유로 지난해보다 더 높은 인상률을 제시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동결이나 소폭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전북 군산대는 이달 들어 교수.학생들로 구성된 등록금조정위원회를 네차례나 열었지만 협상이 결렬됐다. 학교측이 기성회비 7.5% 인상을 내세우고 있는데 반해 총학생 측은 동결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대는 신입생 7%, 재학생 3% 등록금 인상안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제시했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지난해 등록금 협상때 합의한 '2005년 등록금은 학년.계열에 차등없이 3% 이내서 인상한다'는 규정을 어긴 것으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등록금을 4.7% 인상했던 대전 목원대는 학교 측과 학생회가 최근 네차례 협상을 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학교 측은 등록금 6~8% 인상을 검토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대전대 역시 지난해(6.5%)보다 높은 7%대의 인상폭을 제시하고 있으나, 학생회 측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청주 서원대도 7% 정도 인상키로 하고 지난 11일부터 총학생회 측과 등록금 인상 협의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등록금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해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입생 때 올린 등록금을 졸업 때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등록금 예고제'를 도입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신입생 등록률을 높이려는 고육책에서 시작했지만 학부모.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조치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원광대는 최근 2~4학년 재학생의 등록금을 동결하고, 신입생은 6.1%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신입생들도 2학년 이후 등록금이 동결돼 일반계열 학생은 일년에 1.5%씩 4년간, 의.치.약학계열은 일년에 1%씩 6년간 인상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이 학교 관계자는 밝혔다.

우석대도 경기침체에 따른 부담 완화차원에서 신입생 등록금을 지난해보다 4.9% 올리되 졸업 때까지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갑원 원광대 총장은 "등록금 예고제 실시로 예산운용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연례행사처럼 되풀이 되던 고질적인 등록금 투쟁이 사라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커 오히려 학교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대석.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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