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잉꼬 부부도 샘나겠는데, 이대호 부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프로야구 홈런왕 이대호(28)는 애틋한 부부사랑으로도 화제를 낳고 있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이대호의 동갑내기 부인 신혜정씨는 올 6월 초 추돌사고를 당해 부산의 한 병원에 일주일가량 입원했다. 프로야구 선수는 주 6일 ‘야간근무’를 하는 직업이다. 그러나 이대호는 부산 홈경기를 마치면 어김 없이 부인의 병실로 가 함께 밤을 지냈다.

이대호는 몸무게가 135㎏이나 되는 거구다. 2001년 9월 선수와 팬들의 모임에서 만난 뒤 한눈에 반한 이대호가 신씨에게 처음 구애를 했을 때 “덩치가 너무 커서 싫다”고 거절하기도 했다. 그 큰 덩치가 병원 간이침대에서 칼잠을 잤다. 지인들이 “운동에 지장 있지 않겠나”고 걱정하자 이대호는 단호하게 “내 색시는 내가 지킨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대호는 20일 시즌 40호 홈런을 날린 뒤 “장가가더니 출세했다고 꼭 써달라”고 취재진에 부탁하기도 했다. 부인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신씨도 남편의 든든한 반려자다. 신씨는 “어떤 음식이 좋은지 조언도 듣고 공부도 하고 있다”며 “아침 식사는 공복이니 야채·육류·전복 따위를 넣은 고영양식으로 준비한다. 대신 저녁은 간단한 과일 정도만 준다”고 말했다. 신씨는 올해 야구장을 자주 찾지 않았다. 남편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였다. 그러나 지난 22일 모처럼 사직구장을 찾았다. 9경기 연속 홈런과 7년 만의 40홈런 돌파 등 올 시즌 대활약을 펼치는 남편을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서 신씨는 “9경기 연속 홈런을 쳤을 때 ‘저 사람이 과연 내 남편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최민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