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곳에 써달라" 얼굴 감춘 천사들:길러온 돼지 잡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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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사료 값 인상, 축산물 개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축산농민이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돼지고기 1천2백㎏을 내놓았다.

신분이 공개되기를 꺼리는 주인공은 전북 무주군 무풍면에서 돼지 1천5백여마리를 키우는 李모(40)씨.

李씨는 지난 10일 무주군에 돼지고기 5백㎏을 기탁했고, 27일엔 전북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돼지고기 7백㎏을 추가로 전달했다.

그는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려 돼지고기도 친지를 통해 전달했다. 언론과의 접촉도 모두 거절하고 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지난 여름 태풍 '루사'때 나에게 베풀어진 이웃들의 도움에 보답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무주군 김병선(金柄·50)축산계장은 "돼지고기는 혼자 사는 노인·소년소녀 가장·장애인 등 불우이웃에 전달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서형식 기자

seo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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