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당선자에게 한마디 한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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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에게 거는 네티즌들의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지역·세대간 갈등과 부정 부패를 청산해 달라면서 盧당선자에게 여러 분야에 걸쳐 풀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네티즌의 바람과 주문을 중앙일보 인터넷 조인스닷컴(www. joins. com)에서 모아봤다. 지난 19∼23일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네티즌들이 대통령 당선자에게 거는 최대의 희망 사항은 부정 부패의 척결이었고, 정치 개혁에 대한 기대치도 높았다.

<그래프 참조>

김대연씨는 "지금까지 국민이 지켜본 대통령 중 그 누구도 비리와 부정 부패의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며 "차기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날 때 칭찬은 받지 못할지언정 욕을 먹지는 않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skmin77'은 "역대 대통령들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깨끗한 정치를 펴 달라"고 주문하면서 "盧당선자는 계파 정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만큼 끊을 건 확실히 끊어야 한다"고 했다.

세대간·지역간 벽을 허물어 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komode58'은 "이번 선거는 박빙의 승부였던 만큼 세대간·지역간 골이 컸다"며 "盧당선자는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절반의 민심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oginian'도 "더는 지역·계층간 편가름이 없어지도록 해 달라"고 했다. 각료를 임명할 때 각별히 신경쓸 것도 주문했다. ID '감성'은 "국정을 운영함에 있어 사람을 잘 쓰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면서 "차기 정권에서는 인사에 따른 잡음이 없도록 정파와 이해를 떠나 적임자를 물색하라"고 요구했다.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kms2520'은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국민을 위한 것이지 자신과 지지자들을 위한 게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라"며 "임기 중에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일관된 정책을 펴길 바란다"고 했다. 'harrior0701'은 "대통령의 의지 하나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리자"며 "대통령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겠다"고 했다.

한편 당선자에게 공약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자는 중앙일보의 제안에 대해서도 많은 네티즌들이 참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freehsh'는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제시한 공약을 지키려고 무리수를 두면 국민, 특히 서민들이 떠안아야 하는 고통이 커지게 마련"이라면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장밋빛 공약이나 선심성 공약은 정권을 인수하기 전에 털어버리는 게 나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유권자가 준 표가 무의미해지지 않도록 가능한 한 실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김동선 기자 kde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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