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년 2월3일께 이라크 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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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라크 전쟁이 임박한 가운데 미국·영국 등의 군사공격은 내년 1월 29일∼2월 3일께 시작돼 3월 3∼5일 지상군 투입을 거쳐 3월 중순 마감되는 것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의 민간전략연구기관인 스트랫포가 24일 전망했다.

스트랫포는 각종 연구기관 등의 이라크 전쟁 전망을 종합해 펴낸 '전쟁 시기'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라크 전쟁은 외교적 해결책을 벗어나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공습 시작=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가는 시점은 한스 블릭스 유엔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위원장이 1월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실태 등 종합보고서를 제출하면서부터다. 미국은 블릭스 위원장 보고서의 내용과 관계 없이 이라크의 사찰 비협조 등을 구실로 외교 채널을 총동원, 유엔 안보리로 하여금 이라크에 대해 '중대한 결의 위반'을 선언케 한 뒤 군사작전을 개시하는 수순을 밟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터키의 인시르리크 공군기지에 배치된 F-16 전투기 등이 이라크에 대한 폭격을 시작하는 시기는 늦어도 2월 3일 이전으로 전망됐다. 스트랫포는 "이때까지 지상전의 주축이 될 미군의 보병사단 등이 걸프지역에 완전히 배치되지 못하더라도 공습이 먼저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습과 지상전=공중전은 4∼6주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공습 개시후 일주일간 이라크 전역의 통신시설을 무력화하는 한편 미국·영국의 지상군 투입에 대비해 이라크 기계화·보병부대에 타격을 가한다는 것이다. 이 기간 중 이라크 서부와 북부지역에서도 미군 특수부대 등이 쿠르드족과 연합해 작전을 펼치게 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들은 이미 이라크 북부에서 쿠르드족과 협력해 정찰병과 통역관 양성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지난 22일 보도했다. 스트랫포는 지상전 개시 시점과 관련해 "3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우기 등을 따져 볼 때 3월 3∼5일이 이상적"이라며 "지상군은 쿠웨이트를 통해 진입하되 여의치 못할 경우 샤트 알 아랍수도 등 이라크 남부 요충지에 대한 육·해·공군 합동작전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쟁 종료=미국이 희망하는 바그다드 함락과 사담 후세인 대통령 축출 시점은 3월 중순이다. 이 시기를 넘기면 전선이 우기로 접어들어 진흙탕으로 변하는 데다 4월에는 낮기온이 섭씨 40도를 넘어 화학전에 대비한 보호장구를 착용할 수 없을 정도로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열한 시가전이 예상되는 바그다드 전투는 이라크 공화국수비대 등 정예부대의 사기에 달려 있어 남부지역에서의 지상전이 미국의 승리로 끝날 경우 바그다드 함락은 의외로 손쉽게 이뤄질지 모른다는 게 스트랫포의 예상이다. 스트랫포는 "미국이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지는 얼마나 빨리 전쟁을 시작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강홍준 기자

kang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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