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후보 고향 예산]"두번씩이나 고배 들다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두번씩이나 아깝게 고배를 들다니…."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부친이 태어난 충남 예산읍의 전주 이씨 종가. 19일 오후 10시쯤 李후보 낙선이 확실시되자 이곳에서 초조하게 TV를 지켜보던 주민 및 일가 친척 1백여명은 아쉬움에 눈시울을 적셨다.

이들은 승리를 확신하며 돼지고기·떡·술은 물론이고 풍물패까지 준비하는 등 대대적인 축하 잔치를 열 계획이었다.

李후보의 10촌 동생인 이회운(李會云·61·예산군의회 의장)씨는 "정몽준 대표의 '盧후보 지지 철회 선언'이 조금만 일찍 나왔더라면 판도가 달라졌을 것"이라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서울에서 투표를 하고 고향을 찾았다는 김성환(金成桓·46)씨는 "역사적 순간을 현장에서 맞기 위해 중학생 아들까지 데리고 왔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투표 종료 직후 방송사들의 출구조사가 李후보의 패배를 예견했지만 개표 초반 한때 李후보가 앞서 희망을 가졌으나 결국 무산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李후보의 손자뻘 되는 이병호(李秉鎬·63·예산읍 주교리)씨는 "우리 역사상 가장 청렴결백한 대통령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며 집으로 발길로 돌렸다.

예산=조한필 기자

chop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